설날 그림책큐레이션 1탄

설날이 뭐예요?

by 그림책미인 앨리

창밖의 공기는 여전히 차갑지만, 우리 마음속엔 벌써 따스한 봄기운이 차오르는 명절, 설날이 있는 2월이다.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건 단순히 숫자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 나눌 이야기가 한 겹 더 쌓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요즘은 명절 제사를 지내지 않는 사람이 많기에 설 연휴 동안 먼 곳으로 여행 가는 사람들도 꽤 있다.

어쩌면 가장 부러워하는 설명절 풍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설 제사를 지내는 주부들에게 설날은 달력의 빨간 날보다 '주방의 불꽃'이 더 먼저 떠오르는 날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집 안 제사와 친정 제사로 새벽부터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새해가 되면 새해 다짐보다는 달력에 집 안 제삿날부터 확인하는 내가 밉기도 하다.


그러나 산더미처럼 다가오는 설명절 준비체조로 그림책을 보며 잠시 마음을 내려보는 건 어떨까?

오늘 준비한 그림책들은 아이들에게는 풍습을, 엄마에게는 따스한 그림 한 조각의 여유를 선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1. 설날이 뭐예요?

(1) 까치 호랑이는 설날이 제일 싫어! : 박경임 글, 박서영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202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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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용감한 동물은 누구냐라고 물으면 당연히 나오는 대답, '호랑이'이다.

전통적으로 호랑이는 나쁜 귀신을 물러치는 용맹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까치 호랑이는 설날이 제일 싫어!>> 책 표지를 보면 짐작하듯이 용맹하지 않다. 새해를 맞아 현관문에 붙어 집을 지켜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자, 귀신들이 몰려올 생각에 벌써부터 도망칠 궁리만 한다.

살려 줘! 난 세상에서 귀신이 제일 무섭단 말이야!

해가 지자마자 겁에 질린 호랑이는 단짝 친구 까치와 그림 밖으로 뛰쳐나와, 다른 그림 속으로 숨어들며 한바탕 새해 대소동을 벌인다. 과연 호랑이는 귀신들을 만나지 않을까?


새해를 맞아 나쁜 기운은 막고 좋은 복을 불러오기 위해 대문에 붙이던 전통 그림을 '세화'라고 한다. 설날 전야에 붙이는 풍습이며 특히 까치와 호랑이가 함께 등장하는 '호작도'는 액운을 물리치고 기쁜 소식을 불러온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자연스럽게 옛 그림 속 동물들이 지닌 상징을 쉽게 배우게 된다.


다가오는 설날에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우리 전통문화를 배우며 '세화'를 우리 집 대문에 붙여 한 해 복과 건강을 빌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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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2) 설날: 김영진 글, 그림 / 길벗어린이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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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온 가족이 함께 준비하며 새해의 첫날을 맞이하는 그린이네 이야기로 설명절 풍경을 엿보는 그림책이다.

그린이에 가족은 설날을 앞두고 집 안 곳곳을 청소하기 바쁘다. 마트에서 차례 상에 올릴 음식 재료들과 친척들에게 선물할 과일도 준비한다. 친척들이 모이자, 안부 인사를 나누고 다 함께 차례 상에 올릴 음식들을 만든다. 설날 아침, 가족들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들로 차례를 지내고 덕담도 나눈다. 그리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한 그린이는 뭔가 골똘히 계산한다. 그린이는 어떤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을까?


설날을 맞이하는 방법은 집집마다 다르다. 하지만 새해에 대한 희망과 설렘, 서로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주는 마음은 똑같다.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우리 설 명절 풍습이 떠오르는 그림책이다.

그림 곳곳에 펼쳐지는 모습에서 설날 분위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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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3) 설날: 정인철 글, 윤문영 그림, 정두루 옮김 / 베틀북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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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작가의 <<설날>>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설명절 풍습이라면 이번에 소개하는 그림책은 시골에서 볼 수 있는 설 명절 그림책이다. 연도가 오래되긴 했지만 어른에게는 옛 추억을 아이에게는 전통을 배울 수 있으며 영어로 번역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K컬처가 유행하는 사기에 외국인이 읽어도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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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설날 아침에 가장 설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세배손을 받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는 아이들이다.

이 책 주인공 요한 또한 세뱃돈을 받을 생각에 기분이 좋다. 빨리 어른들을 만나 세배하고 싶고, 가능한 많은 어른들에게 세배하자는 결심도 한다. 그러다 설날 인사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이 궁금해져 할아버지에게 물어본다. 새해 인사에 담긴 복이 단순히 재물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할아버지는 함께 나누며 사는 삶이야말로 '복'을 얻는 길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되는 음력 1월 1일, 정월 초하루를 '설'이라고 불렀다. 설이란 새로 다가와서 낯설다는 뜻의 '설다'에서 나온 말로 설날에는 특별한 잔치를 한다. 그게 바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새하얀 떡으로 마는 떡국을 먹으며 설빔을 입고 가족이나 이웃 어른들에게 세배하러 다닌다. 지금은 잊혀가는 설명절 풍습을 그림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따뜻한 책이다.


(4) 연이네 설맞이 : 우지영 글, 윤정주 그림 / 책읽는곰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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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연이네 설맞이>>는 앞에서 소개한 <설날>> 그림책보다 더 과거로 간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전통적인 설맞이 풍습을 고스란히 만나게 되는 그림책이다.

색감부터가 알록달록 예쁘고 주인공 연이를 따라가면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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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알라딘 서점 -

연이네 식구들은 섣달 보름 무렵부터 설빔을 짓고 세밑 대목장에 가서 제수를 마련하고 설음식을 장만하며 설 준비를 한다. 섣달그믐날에는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하고 온 집안에 불을 환히 밝힌 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윷놀이고 하며 새날이 밝아오기를 기다린다.


설을 기다리는 아이의 설렘을 담은 이야기 그림책으로 식구들의 분주한 설맞이 준비를 관찰하고 함께하며 설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 마음이 날 녹아있다. 엣 문헌과 사진, 그림들을 참고해 우리 설맞이 풍속을 꼼꼼하게 재현했으며 화사하고 다정다감으로 표현한 내용은 요즘 아이들이 보아도 낯설게 느끼지 않는 그림책이다.



설날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위 책들을 읽어보길 바란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부터 가고 싶다면 <<연이네 설맞이>>를 시작으로 <<까치 호랑이는 설날이 제일 싫어!>>순서로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요즘처럼 설이라고 하면 어떤 날이기보다는 해외로 여행 가는 연휴라는 생각을 하는 세대에게 우리 전통적인 설을 그림책으로 함께 보며 알아가는 건 어떨까? 설날의 깊은 뜻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나 또한 설이라는 명절의 깊은 뜻을 그림책으로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다음 편에서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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