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의 원작 소설 - 한국 소설 >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 영원히 이어지길 바라지만 점점 더 나락으로 떠어질 때 지금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 살아가길 간절히 원할 때가 있다. 내가 아닌 나를 바꾸고 싶을 때 화장을 하거나 포토샵으로 사진을 찍으며 때론 낯선 사람에게 사소한 거짓말을 한다. 처음이 어렵지, 조금씩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이로 둔갑하면서 점점 더 그 세계는 확장되어 고치려고 해도 이미 늦을 때가 있다.
쿠팡 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 안나 >는 정한나가 쓴 장편 소설 << 친밀한 이방인 >>을 바탕으로 하였다.
상대적 박탈감으로부터 비롯된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 인생을 살아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여자 '유미'이야기를 담고 있는 드라마에 매료되어 원작을 찾아 독서모임 때 함께 읽은 책이다.
북 큐레이터 독서모임 특징 중 하나는 그림책 볼 때 표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처럼 다른 책들 표지 또한 유심히 들여다본다.
책을 출판할 때 편집디자인들이 하는 일 중 책표지에는 책 내용에 있어 많은 것을 암시한다.
유추하며 이것저것 생각해 보는 것이 재미로 다가온다.
우선 이 책표지는 전체적인 색이 살구색이다.
우리가 가진 얼굴색을 표현했으며 분홍색 글색으로 각지게 제목을 표현했다.
분홍색 글자색과 보라색으로 표현한 꽃, 작가 이름, 띠표지의 중요 문구에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얼굴 모습을 한 전체적인 상체 분위기는 의문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가면 형태가 아니가 각진 다각체 모양의 울퉁불퉁한 면은 둥글둥글한 성격이 아닌 어딘가 날카로움이 느껴지며 사회와 잘 호흡하지 않을 것 같은 여자의 모습이 느껴진다.
'친밀한 이방인'에 대한 단어 뜻을 살펴보았다.
지내는 사이가 매우 친하고 가깝다는 '친밀하다'는 뜻과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의 뜻 '이방인'으로 종합해 보면 매우 친하고 가까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다. 책제목을 생각해 보며 각자 나에게 친밀한 이방인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았다. 남편, 부모, 자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는 지인, 친구들이 여기에 해당되었다.
어느 날 나는 ‘이 책을 쓴 사람을 찾는다’며 소설의 일부 내용이 실린 신문 광고를 보게 된다.
뭔가 익숙하다 싶어서 읽다 보니 내가 한참 전에 익명으로 출판했던 소설이었다.
선우 진이라는 여자가 전화를 해서 그 소설은 6개월 전 실종된 자신의 남편이 쓴 것이라고 했다면 한번 만나달라고 한다. 이유상은 이유미이며 이안나라고도 불리었다. 또 본인이 모르는 다른 이름이 있을지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말한다. 소설가로서 흥미로워진 나는 진으로부터 남편이 남긴 일기장과 몇 가지를 건네받고 그녀 허락하에 소설을 쓰기로 하면서 이안나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이유미는 4번의 결혼 상대자를 만나며 그때마다 자신의 가면을 바꾼다.
마지막에서는 여자가 아닌 남자로 변장하여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드라마 안나는 각 화마다 시작 부분에서 안나가 눈밭에 썰매를 끌고 가며 내레이션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드라마 안나는 액자 속 이야기인 이유미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해서 그녀가 안나로 살아간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속도감이 더 넘치고 쫄깃하게 그녀의 거짓말과 들킬까 두려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따라가게 한다.
즉, 드라마 안나는 원작소설 속에서 이유미가 안나의 삶을 사는 부분을 빼내서 그 진액만 다루었다.
다만 일부 내용과 등장인물은 소설과 다르게 더욱 드라마틱하도록 각색되어 있다.
따라서 이유미의 어린 시절이 축약되어 묘사된다.
소설 친밀한 이방인은 액자구성으로 진행되며 화자는 소설가로 주인공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이다.
소설에서는 안나 이야기뿐만 아니라 나의 이야기도 비중을 두며 이유미 이야기 또한 거짓과 여러 삶을 사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또한 중간에 인터뷰 부분이 등장하며 각각의 사람들이 다른 상황에서 만난 다른 모습의 이유미를 묘사한다.
등장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유미가 가면을 써야만 했던 배경 중심으로 그때마다 다가왔던 사람들의 다양한 배경과 모습을 간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늦은 나이에 가진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주려고 하는 아빠의 사랑은 '그건 잘못된 사랑이야.'라는 것을 알지만 쉽게 미워할 수 없었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자식을 위해 뭐든지 해주고 싶은 것은 다 똑같기에 현재 우리는 자녀들을 위해 어떤 노력하고 있는지 뒤돌아 보게 되었다.
유미 아빠처럼 비뚤어진 사랑은 이미 현재 우리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가진 사람일수록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나쁜 길임을 알면서도 직진한다.
유미를 벼랑 끝에 몰았던 큰 부분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따라가지 못하는 빈부의 격차였다.
특히 내 또래와 비교하여 하염없이 추락하는 기분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 2030 세대는 불안정 고용과 경제적 추락, 기후 위기까지 겹치면서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느냐는 철학적인 문제에 많이 부딪힌다.
한 때 한 예능에서 보여준 한 사람에 대한 부캐는 우리 안에 다양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보여줬다.
옛날처럼 한 가지 일만 집중하기보다는 멀티로 살아가야 하는 사회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난 어떤 부캐를 가지고 살아가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었다.
아내로, 시댁 며느리로, 엄마로, 자녀로,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갈증으로 각자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며 이 책 소설 주인공 '이유미'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이해한다는 마음이 기울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DC917sLEC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