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o Bella! = 안녕 이쁜이!
문화 "충격"(culture shock)을 생각해 봤을 때,
일반적인 예상과는 빗나가게도
나는 여기 머나먼 땅 이탈리아에서 보다
중국의 상해에서 살 때 그 "충격"을 더 자주 느꼈다.
사실, 나는 중국에서
거의 외국인 밀집 지역이나 주요 관광 지구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런 곳에서도 놀라는 일은 거의 일상이었다.
나름 중상급 레스토랑에서
유니폼을 잘 차려입은 종업원이
정성스레 걸레로 테이블 바닥을 닦고
그대로 그것이 행주가 되어
아무렇지 않게 테이블 위를 닦는 모습이라던가...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문맹이라
지도나 주소가 적힌 종이를 주고도
내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없었다던가...
몇 달 동안 잘 지내던 파출부 아주머니가
내 속옷과 안경까지 싹 훔쳐가서 연락이 두절된 일이라던가...
해질녘
8차선 상해 한 복판 대로변 휴지통에서
오줌을 누던 기사라든가...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에 갔는데,
웨이터가 내 의자가 아닌
남편 의자를 빼주던 일이라던가...
정말,,,
"충격"의 연속이었던 2년 이었다.
이게 10년 전도 아니고, 불과 몇 년 전의 일.
무튼,
그에 비하면,
이탈리에서 문화 "충격"을 받은 일은 거의 없다.
심지어,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인간들이 사는 건 다 똑같다고 자주 느끼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애매하게 기분 나쁜 일이 꽤 있다는 말이다?
며칠 전에는
동네를 운동 삼아 걷는데,
어떤 아저씨가
"Sei bella!(너 예쁘다!)"
라고 뜬금없이 말하는 것이다.
음...
너 못생겼다보다는 나은 말이겠지만,
이게 말이죠,
나를 알지도 못하는 아저씨한테서
뜬금없이 길에서 들을 말은 아니라는 말이 내 말이다.
가끔 이탈리아 여행 온 한국 사람들이
이탈리아에서 길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Ciao, bella(안녕, 예쁜이!)"
라고 했다던가 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하는 말은
티비 토크쇼에서 개그맨들의 에피소드로도 등장했었다.
그런데,
나는 한번도 이탈리아 중늙은이가
이탈리아 젊은 여자에게
저런 말을 다짜고짜 하는 것을 보지를 못했다.
그리고,
멀쩡한 이탈리아 젊은 남자는 절대 저런 짓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날,
나는 마스크를 쓰고, 추리닝을 입고 달리고 있었다!
소소하지만 그냥 넘기기에는 찝찝한
이런 일들.
우리는 어쩌면
익숙하지 않은 곳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
너그러운지도 모르겠다.
잘 몰라서도 그렇고,
그리고 사실이야 어떻든
그런 곳에는
내 머릿속의 환상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
그리고 나는
이제 이 곳이 그만큼 익숙하게 되어버린 것인지도!
누구든 어디든 민낯은 별로다.
그리고 다행히도 나는 알게 되었다.
우리는 상대의 민낯까지 사랑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을!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그냥 좀 내버려 두기.
그 날,
나는 그 아저씨에게 이렇게 말하고 달리던 길을 계속 달렸다.
"Anche sei bellissimo!(너도 완전 잘생겼네!)"
물론 아저씨는 못생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