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유럽이라면 그냥 덮어 놓고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특정 문화에 대해서는 그 말이 맞겠다 싶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내가 스웨덴 같은 북유럽에 살지 않아서이기 때문일지도.
하지만,
한국에서도 이탈리아 하면 일단 '우와' 해 주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여기는 아직도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하는데 하지 않는다.
그들의 천주교가 쇼윈도인 것처럼
분리수거도 그러하다.
분리수거 통은 있다.
그런데 그 안은 분리수거가 되어있지 않다.
적어도 음식물 쓰레기라도 분리수거를 잘 하면 좋으련만
그것 또한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그나마 여기가 북부라 잘 하는 편이 이 모양임...
남부에 가면 분리수거 통도 사람들이 훔쳐갈 수도 있겠다...)
같은 행성에서 이러기인지...
어느 날은 내가 가득찬 종이 분리 수거함 앞에서
당황하고 있으니
- 그냥, 옆에 아무데에나 넣어. 어차피 이거 수거해 가도
그냥 다 합쳐서 불태울 걸. 진짜야. 내가 들었어.
라고 했다.
그는 우리 단지 청소원이었다.
그 후로 눈여겨 보니 엉망진창이었다.
-그렇지,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걸 꼼꼼하게 앉아서 분리수거 한다고?
상상도 못 할 일이지.
아마 이들은 분리수거하느라 자기 자신의 자유를 빼앗겼다고 화를 낼 종속들이다.
처음에는
병의 라벨까지 다 뜯어서 분리 수거를 했는데,
이제는 나도 가끔 귀찮아서 그냥 버린다.
그래도 분리수거는 한다.
이런 이탈리아인이지만 또 나같은 동양인이 분리수거 안 하는 꼴은 못 보니까.
세제 같은 경우도 한국에서는 여러 이유로 소다 등으로 대체하는 분위기인데
여기는 아직도 독한 화학 세제 등을 사용한다.
왜냐하면 더 잘 닦이고 나는 좋은 향을 맡고 싶으니까.
(개인적으로 저런 독한 향이 더 싫지만)
이탈리아인들은 보통 다들 항상 화가 나 있다.
뭔가 억울해 하는 것 같다.
국가도 나를 속이고 친구도 나를 등쳐먹고
법을 요리조리 피하는 사람을 똑똑하다고 하는 분위기이다.
나의 안위를 지킬 사람은 나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밤에만 잠깐 나타나 사람들이 놓아 준 사료를 급하게 먹고 사라지는 사나운 떠돌이 개 같다.
지구가
당장 오늘 점심에 먹을 이탈리아 뽀모도로 스파게티 한 그릇을 사주는 것도 아니고
나를 재미있게 해주는 것도 아니니
내가 왜 지구를 위해 내 시간을 들여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탈리아 공무원은 정말이지
대충 다 합쳐서 불태운 후에 싸구려 와인이나 한잔 마시러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바이오다이나믹과 관련 농업에 관심 많으신 한국 분이
이탈리아 전역 농가를 다니며 체험을 하신 적이 있다.
수 년 수 그 분을 만났을 때 실망감이 역력했다.
거의 모든 토양이 심각하게 망가졌다고 했다.
그리고 농약을 말도 못하게 사용한다고 했다.
어쩌면 이탈리아는 흔히 요즘 뜨는 마케팅에 능한 나라일 수도 있겠다.
원래 여기서는 능력이 있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가만히 앉아 말만 잘 풀어도 쳐주는 문화이므로.
이탈리아 하면, 왜인지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고품질 식품을 만든다고 생각하니까.
오늘도 역시 기승전 이탈리아 욕으로 끝나는 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