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아직도 안 자고 있어?
: 생각들...
: 무슨 생각?
: 인생...
: 인생 뭐?
: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내 인생을 사는 게 아닌 것 같아.
: 인생 뭐 있어? 그냥 하고 싶은 거, 맘 편한 거 하고 살아.
: 하고 싶은 게 없어... 좋아하는 것도 없는 걸.
: 나도 좋아하는 게 없는 줄 알았어.
뭐든 시작하기 전에 걱정하고 생각이 많으니까.
뭘 하든 그 이후에 일어날 모든 가능성들을 다 타진했지.
그럼,
사람이 지쳐. 시작하기도 전에 피곤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
그냥 침대에서 누워 있고 싶지.
근데, 있더라고.
누구나 좋아하는 게 있지 않을까?
꼭 근사한 게 아니더라도.
: 그럴까?
: 어릴 적에 나는 궁금한 음식들이 많았어.
그래서 엄마랑 길을 가다가
'엄마, 떡볶이 먹고 싶어.' 하면, 엄마는
길거리에 나와서 먼지 속에서 팔리는 떡볶이가 얼마나 유해한지 얘기해 주시고
길에서는 거지나 음식을 먹는 거라고 하셨지.
내가 고소한 닭튀김 냄새를 따라갈라치면
얼마나 오래된 기름에 닭이 튀겨지는지 그래서 이 냄새가 얼마나 역한 것인지
천천히 설명해 주셨어.
그런 말을 듣고 나면,
이상하게도 정말 갑자기 그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싹 사라지고
갑자기 먹기 싫어지는 거야.
: 그래?
: 난 지금 그냥 침대에서 자고만 싶어.
: 우리는 인생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뭔가 그래도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래서 살아보기도 전에 그것에 압도당하지.
그리고 살기 싫어져.
재미가 없어져.
: 모르겠어.
: 나는 인생은 젤라또 같다고 생각해.
: 왜?
: 젤라또는 바로 먹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다 사라져버리거든.
살찌면 어쩌지, 내가 고른 맛이 제일 맛있는 맛 맞나? 이런 생각하다가는...
길거리 많은 사람들 신경쓰지 않고
아이처럼 혀 내밀고 입에 묻혀가며 먹어도 되는 젤라또.
바질 맛이든, 감초 맛이든 어때,
내가 원하는 맛을 당당하게 골라.
로마의 젤라또 가게 가 봤지?
31개가 뭐야,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맛들이 존재하지.
정말 네가 좋아하는 맛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일단 먹어 봐.
: 알았어. 이제 잘게.
: 그래. 잘 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