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치우치지 않게



이탈리아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을 만나고 하면

자주 묻는 질문이

무슨 음악을 좋아하냐였다.




그 때는 한창 일렉트로닉 보사노바니 프렌치 하우스니

이런 걸 들을 때였다.

피닉스나 마이너스8 같은 그룹을 이야기하면

아무도 몰랐다.

그 때는 DJ세트도 사고 그랬었는데.



그래서 공감대 형성 같은 게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여기 사람들은 지금도 그렇지만

락을 좋아한다.

유투니 핑크플로이드니 뭐 그런 거.



그 후로 일부러 이탈리아 라디오를 들으면서

여기 음악을 들어보려고 하지만,

이탈리아 가수들 음악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라

지금도 별로고

락도 별로...




요즘은 80년대 시티팝이나 네오 시티팝 같은 걸 자주 듣는다.

한창 일본 출장 다녔을 때 기분도 느껴지고 그렇다.


낮에는 미친듯이 일하고

저녁이면

시부야나 오모테산도의 작은 와인바에 가서

폴라로이드로 사진도 찍고

맛있는 안주도 먹고

재밌게 놀았었는데.






배가 부른 상태에서는

달달한 후식을 먹고 즐길 수 없는 것처럼

머리가 무언가로 꽉 찬 상태에서는

음악을 들을 여유가 없다.



귀가 뚫려 있다고

음악이 흘러 나온다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것에도 너무 많이는

치우치지 않는 하루를 살고 싶다.


너무 많이 일하고 싶지도 않고

너무 많이 자고 싶지도 않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더라도

배가 부르면 젓가락을 놓을 줄 아는 여유도 갖고 싶고,

싫어하는 무언가가 있더라도

내 기분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싫어하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렇게 살아도 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