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
사실 바람핀 남편의 변명보다도 신빙성이 없다.
결국 내가 조금이라도 더 맘 편히 살아볼 요량으로
왜곡되고 잘려 나가고 미화된다.
미처 하지 못 했던 말을 찾기 위해
피해자 시신을 찾아 뒷산의 젖은 낙엽을 들추듯
차곡차곡 잘 덮어둔 기억들을 찌르고 헤집었다.
죽도록 찾고 싶지만, 찾을까봐 무섭다.
얼마나 난도질 당해 처참히 버려져
지금은 또 어떻게나 썩어 있을까.
차라리 형체도 모를 퇴비가 되어 있다면 좋겠다.
내가 그 날 밤 너에게 그 말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내가 가슴 속 주체할 수 없는 진심이 새어 나갈세라,
허름한 엄마의 반대 방향으로 전력질주하는 아이처럼 굴었다.
그 때의 내 진심에게 미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