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9일



10일 후면 와인 행사에 가야한다.

벌써부터 뭔가 숨이 좀 막혀온다. 좋은 기회이고 멋진 일이지만

부담스러운 건 사실.

이거 끝나면 기절할 듯.




일요일이다.


일요일에는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이 날짜를 가릴 줄이야...



가끔 애매하게 이탈리아 시간으로 6시 이럴 때 외로울 때가 있다.

해질녘이려나.

나는 계절도 가을은 싫어한다. 왠지 쓸쓸해.


그런 시간대에는 한국에 전화를 할 수도 없고

이탈리아 사람들도 퇴근 또는 저녁 준비 뭐 이런 걸로 바쁜 시간이라

전화를 하기가 뭐하다.


그럴 때 뭔가 알 수 없는 외로움이 닥치면

기분이 안 좋아진다.

뭔가 숨막히는 기분.

금방 사라지긴 하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물이든

무언가 제3자에 의지하는 것은 별로인 것 같다.

너무 좋아하는 것도.



굳이 오래된 카브리올레를 꺼내서 날씨도 추운데

루프를 열고 히터를 틀고 드라이브를 갔다.

이렇게 쓸데없이 돈을 날리고 다녀도 되나 싶다가도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만 잊었다.


예전에 누군가와 소개팅을 했는데

한겨울 서울의 날씨에 이렇게 다니는 걸 보고

나름 뭔가 멋지다고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자동차 바퀴 가는 데 얼마 썼다고 말하는 거 보고 좀 깨긴 했지만)

내가 이러고 있네 이제.



비둘기처럼 햇빛을 쬐면서 점심을 먹고

와인도 한 잔 하고, 또 자면 안 되니까 다시 커피를 마시고 집에 들어왔다.


오늘은 아버지 날(이탈리아는 어버이날이 아니라 엄마 날 아빠 날이 따로 있음)

이라 시아버지에게 간만에 전화를 드렸다.



모든 연약하고 순수하고 무해한 것들.

다들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모두 닳겠지.




오늘의 감사:

같이 일요일의 햇볕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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