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검진 받으러 갔다가
오후에 친구와 잠깐 등산을 갔다.
비가 오길래 안 간다고 전화까지 했는데
갑자기 해가 쨍쨍하게 나서
다시 가기로 결정...
다행히 산에 갔을 때도 해가 있어서 좋았던 날씨.
친구가 밤이 많은 곳을 안다고 데려갔는데
죄다 작은 밤들만 남아 있고...
난 내 것도 아닌 밤을 주워 오기도 좀 탐탁잖았는데
그냥 같이 주웠다.
사실 그냥 등산에 집중하고 싶었는데.
줍다 보니까 또 갑자기 집중하게 되서
내려오면서 확인해 보니
내가 친구보다 훨씬 많이 주웠더라는.
아이고 허리야...
작은 밤들 잘 안 먹을 것 같아서
친구 주려고 했는데
내가 처음 주운 거라고 가져가라고 한다.
음...
나도 내 의견을 좀 확실히 표현할 필요가 있는 듯.
부드럽고 온화한 방법으로.
근데 사실 그렇게 말하고 그러는 게 나는 좀 귀찮다.
또, 왠지 상대 기분을 거스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그냥 반항하지 않고 따르는 편.
좋아서 따르는 것 아님.
건강 검진 받으며 생각한 건데,
난 얼마 있지도 않지마는
유산은 나한테 잘 하는 사람한테 줄 듯.
혈연 뭐 이런 거 상관없이.
가끔 보면 웃기다.
누가 돈 많다고 하면 사람들이 괜히 친절하고 잘해주고 밥도 사준다.
그 사람이 그렇다고 나한테 뭘 많이 쓰냐 그런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이 얼마 가지고 있건 그건 나랑 하등 상관이 없는 듯.
나한테 얼마를 쓰냐가 문제지.
콩고물? 그런 건 없음...
그런 거 바라는 것도 참 별로임.
역시 밤에 칼집까지 앞 뒤고 내고 삶았지만...
작아서 몇 개 먹다가 말았다.
맛도 없고. 퉤퉤.
음... 뭐가 맺고 끊는 게 필요해...
그게 안 되는 게 나는 좀 미련? 같은 게 많아서이고
다른 말로 하면 욕심?이 많아서인 듯.
다시 말하면 손해 보는 것 싫어해서.
한번 결정하면
죽이 되는 밥이 되든 하고
안 되면 차선책으로 우회하는 그런 방법을 좀 익혀야
삶이 좀 더 가벼워질 듯.
어차피 시간 지나고 보면,
딱히 큰 손해도 큰 이익도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역설적이긴 한데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살면
굉장히 가벼워지는 듯.
결정이나 행동하고 말하고 그런 것들도...
좀 더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듯.
대범해진다고나 할까.
너그러워지고...
등산까지 다녀와서 피곤했지만
갑자기 꽂혀서 잡채를 만들었다.
맛있어...
한국 단풍놀이가 그리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