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7일


오전에 검진 받으러 갔다가

오후에 친구와 잠깐 등산을 갔다.


비가 오길래 안 간다고 전화까지 했는데

갑자기 해가 쨍쨍하게 나서

다시 가기로 결정...

다행히 산에 갔을 때도 해가 있어서 좋았던 날씨.


친구가 밤이 많은 곳을 안다고 데려갔는데

죄다 작은 밤들만 남아 있고...

난 내 것도 아닌 밤을 주워 오기도 좀 탐탁잖았는데

그냥 같이 주웠다.

사실 그냥 등산에 집중하고 싶었는데.


줍다 보니까 또 갑자기 집중하게 되서

내려오면서 확인해 보니

내가 친구보다 훨씬 많이 주웠더라는.

아이고 허리야...


작은 밤들 잘 안 먹을 것 같아서

친구 주려고 했는데

내가 처음 주운 거라고 가져가라고 한다.


음...

나도 내 의견을 좀 확실히 표현할 필요가 있는 듯.

부드럽고 온화한 방법으로.

근데 사실 그렇게 말하고 그러는 게 나는 좀 귀찮다.

또, 왠지 상대 기분을 거스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그냥 반항하지 않고 따르는 편.

좋아서 따르는 것 아님.




건강 검진 받으며 생각한 건데,

난 얼마 있지도 않지마는

유산은 나한테 잘 하는 사람한테 줄 듯.

혈연 뭐 이런 거 상관없이.


가끔 보면 웃기다.

누가 돈 많다고 하면 사람들이 괜히 친절하고 잘해주고 밥도 사준다.

그 사람이 그렇다고 나한테 뭘 많이 쓰냐 그런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이 얼마 가지고 있건 그건 나랑 하등 상관이 없는 듯.

나한테 얼마를 쓰냐가 문제지.


콩고물? 그런 건 없음...

그런 거 바라는 것도 참 별로임.




역시 밤에 칼집까지 앞 뒤고 내고 삶았지만...

작아서 몇 개 먹다가 말았다.

맛도 없고. 퉤퉤.

음... 뭐가 맺고 끊는 게 필요해...


그게 안 되는 게 나는 좀 미련? 같은 게 많아서이고

다른 말로 하면 욕심?이 많아서인 듯.

다시 말하면 손해 보는 것 싫어해서.


한번 결정하면

죽이 되는 밥이 되든 하고

안 되면 차선책으로 우회하는 그런 방법을 좀 익혀야

삶이 좀 더 가벼워질 듯.


어차피 시간 지나고 보면,

딱히 큰 손해도 큰 이익도 아닌 것 같아.



그리고 역설적이긴 한데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살면

굉장히 가벼워지는 듯.

결정이나 행동하고 말하고 그런 것들도...

좀 더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듯.


대범해진다고나 할까.

너그러워지고...



등산까지 다녀와서 피곤했지만

갑자기 꽂혀서 잡채를 만들었다.

맛있어...


한국 단풍놀이가 그리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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