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수면 리듬이 깨진 것 같아서
아침에 일단 뛰쳐 나가기로 했다.
여기는 생선가게가 보통 아침에만 연다.
그래서
일어나서 세수하고
바로 생선가게로 튀어갔다.
일단 뭔가 야외 활동을 해야 각성이 제대로 되는 것 같아서.
십 년도 넘었다.
항상 같은 친절한 주인 할아버지.
지금 철이라
횟감으로 가능한 도미를 사려고 했는데
농어를 추천하셔서
농어를 사와서 회 뜨고,
자연산 살아 있는 타르투포 봉골레 있어서 이것도 사서 바로 생으로 먹었다.
생각보다 별로네... 예전에 되게 달고 맛있게 먹었는데 아직 좀 이른 듯.
농어는 맑은 지리 끓이고
살은 단촛물 만들어서 초밥을 해 먹었다.
오는 길에 와인이 세일하길래
와인도 두 병 샀다.
그냥 숍에서 와인 거의 안 사는데 날씨도 좋고 해서...
소아베나 피노 비앙코나... 살까 했는데
뜬금없이 베네토 샤르도네... 그리도 괜찮았음.
갑자기 상해 있을 때
등산할 산도 없고, 바람 쐴 바다도 없고,
신선하고 깨끗한 생선이나 야채도 없어서 고통 받았던거 생각나면서 등골 오싹.
아저씨 말대로
진짜.. 농어 회 정말 맛있다...
역시나 생선은 신선하고 통통해야 맛있음.
이탈리아식 카르파쵸나 세비체를 할까 하다가...
맑은 지리 끓인 김에 한국식으로...
해외 로동자로...
안 좋은 건 내가 김치 담그고 회까지 떠야하는 거고
좋은 건
내가 이제 회까지 뜰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입맛 까탈스럽고 먹고 싶은 거 많은 딸 키우느라
우리 엄마 얼마나 고생했나... 싶다.
예전엔 쿠팡도 없고 새벽 배송도 없고
밀키트도 없었는데
진짜... 우리 엄마
나 이렇게 무럭무럭 뽀얗게 키우느라 애쓰셨다...
이번 봄에
알프스 봄놀이나 같이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