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시한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이삼사오육칠팔구 Oct 19. 2024


밤이 좋다

그 낮게 깔리는 차분함이 좋다

모든 걸 흡수하는 어두움.

내 눈빛을 숨길 수 있는 어둠

너도 나도 서로 잘 보이지 않는 밤이 좋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여행지처럼 자유로워서.

어둑할 때만 나오는 것들,

길고양이

내가 너한테 뱉었던 말

귀가.

달이나 별 같은 것이 없어도

나는 밤이 좋다.

이끼 같은 밤의 냄새가 좋다

초롱초롱한 불빛 속에 혼자인 밤이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할머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