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이탈리아에 돌아오니,
다시 배낭 여행객이 된 기분이다.
슈퍼 점원은 즐거운 발렌타인데이 보내라며
어떤 저의도 없는 눈으로 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마감 시간이 임박한 철물점의 중년 아줌마는 물건들을 정리하며
라디오에서 조그맣게 흘러 나오는 짐 모리슨의 Waiting for the sun을 따라 부른다.
문구점의 아들은 자신의 개 샤샤를 소개해 준다.
파도는 넘실대고 거실의 대리석은 차갑다.
아파트에 들어 섰을 때,
그... 이탈리아 집에서만 나는 냄새를 맡고
집에 왔구나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2월 치고 따스한 햇살이 창문으로 들어온다.
여행객과 거주자의 삶은 180도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느낌이 좋아
일부러 분위기를 깨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