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을 들고 다시 가 보았다.
- 냐옹.
- 냐옹.
- 냐옹.
- 미야옹.
바람은 어제보다 더 차가워졌다.
그래도 햇살은 아직 따뜻한 것이 추우면서 따뜻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었다.
냐옹 거리는 소리가 어제와 다른 곳에서 들렸다. 더 위. 지붕에서 나를 바라보는 까만 털뭉치.
캔으로 유혹하며 내려오라고 손짓을 했더니 그걸 알아듣고 내려오더니
또 문 뒤에서 한참을 망설인다.
문 앞에 캔을 까 놓으니 냄새를 참지 못하고 밑으로 고개만 내밀어 허겁지겁 고깃덩어리를 삼켰다.
그것도 잠시,
대기업 캔 맛에 취한 털뭉치는 캔에 코를 박고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며 길 한복판까지 나와버렸다.
- 헉.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나는 순간 나는 너무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대문 밑에서 내 주먹 두 개 보다 더 큰 새까만 색의 고양이 머리가 쑤욱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눈은 레이저를 쏘듯한 노란색이었다. 매서웠다.
나의 까만 눈과 마주쳤을 때 우리는 순간 서로 놀랬다.
크기는 거대했지만 참기름 잘 바른 김밥같은 까만 털과 샤프란 같은 노란 눈이 똑닮은 필시 엄마 고양이리라.
거대 고양이의 머리는 순식간에 다시 대문 밑으로 사라지더니 이제 통통한 까만 손이 나와서
작은 털뭉치를 채근하듯 끌어당기려고 한다.
하지만 털뭉치는 무아지경. 캔을 뚫을 기세다.
엄마 고양이 줄 캔도 가져올 걸...
작은 혀로 캔을 깨끗이 설겆이 하고서도 아쉬운지 바닥을 햝았다.
이제 날씨도 차가워질텐데, 그래도 털뭉치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안심되었다.
그러면서도
이제 이 털뭉치를 우리집에는 데려올 수 없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 일을 전했더니 아쉬워하며
한번 같이 가보자고 하길래
다음날 맛난 먹을거리를 사들고 다시 검정 고양이네를 함께 방문하게 되었다.
- 그 때 길에서 본 고양이가 이 고양이 맞아?
- 응, 맞아 이 고양이 맞아.
대문 틈으로 건장한 엄마 고양이를 확인해 보려고 기웃거렸지만
왠일인지 오늘은 보이질 않았다.
오늘도 털뭉치는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오늘은 두 명이라 좀 더 경계하는 듯 보였지만 이내 길가까지 나와 설겆이 완료.
- 엄마 고양이가 있으면 데려오면 안 된대.
- 진짜?
해가 많이 짧아졌다. 빨리 걸어도 덥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