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추워졌지만 해가 따뜻


뭐지 이 이상한 느낌은?


올해 7월까지 잠을 줄일 정도로 (나로서는 심각한) 바빴다.

반년 만에 올해 예상 수입을 다 벌고도 남을 돈이 생기는 일이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일단 다 해냈었다.

그리고 당시 날마다 다짐했었다.

- 이 일만 끝나면 올해 나머지 시간들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백수의 시간을 즐겨야지.

읽고 싶었던 만화책도 다 읽고, 운동도 다시 열심히 하고,

일본어 공부랑 다른 언어 공부도 즐겁게 하고

진짜 일 따위는 안 해야지. 올해까지는 꼭 쉬어야지.


근데, 사람이 진짜 이상하다.

시간은 많은데 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것들을 전혀 안 하게 된다.

진짜 아무것도 안 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 자유의 시간을 속편히 뒹굴뒹굴 쉬느냐. 그것도 아니란 말.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면서

자지도 일어나지도 못 하는 사람처럼

영원히 고통 받는 바보가 되어버렸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지.

올해까지는 진짜 편한 마음으로 쉬자.

죄책감 느끼지 말고

부담 갖지 말고

불안해 하지 말고

일어나야지 생각하지 말고 푹 자자.




고양이를 정말 데려올 것인가...

막상 이래저래 생각하니까 뭔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생각을 복잡하게 하면 되는 일이 없는데.




마음이 급해.

점점 시간은 폭포의 하류처럼 더욱 급하게 흘러가는데

이대로 끝도 보이지 않는 뿌연 물안개 속으로 곧 추락할 것 같아서.


하루하루가 소중한데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로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것 같고

실패의 기억들은 상처 입은 나의 피 냄새를 귀신같이 맡고

하나 둘, 이제는 하늘을 까맣게 덮을 듯 주위를 맴돈다.

목숨이 끊어지기만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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