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가 격리 상황에
이탈리아 사람들이 테라스에서 연주하고 노래 부르는 것 보고
한국 사람들은 낭만적이라고 하더라만,
역시 회의주의자인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짓고 만다.
이탈리아에서는 아직도 기차나 공공 장소에서도
아주 들으라는 듯이 쩌렁쩌렁하게 통화를 하고
그게 민폐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듣는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고
소음 가해자도 그려려니 한다.
(그런데, 그게 나같은 외국인이었다면 어떨까?
갑자기 이중잣대 들고 나와서
방금까지 화통 삶아 먹던 이탈리아인들이 갑자기 런던 신사라도 된 양
시끄럽다고 난리겠지!)
그러고 보면,
나한테는 슬픈 사실인데,
테라스 악기 연주와 같은 로맨틱한 자가 격리 퍼포먼스도
내가 사는 이곳,
이탈리아에서도 이탈리아로 안 쳐주는 이 유고슬라비아 공산주의 같은 도시에서는
단지 그들만의 리그인 것이다. 끄덕끄덕.
진짜 이탈리아는 도시마다 인종 자체가 달라서
도시 잘못 당첨되면 나처럼 블라디보스톡 같은 삶을 사니 주의 요망.
아무튼,
이탈리아에는 소음공해니 층간소음이니 이런 개념이 없다.
이것은 내가 사는 포스트 유고슬라비아나
밀라노나 로마나 나폴리나 다 동일함.
나름 법으로는 8시부터 4시까지만 공동 주택의 경우
못을 박거나 공사를 하거나 하는 소음을 합법적으로 허용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아니, 여기서는 그게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문제라고요.
이탈리아 건축이 디자인적으로는 뛰어날 지 모르겠지만
그냥 일반 사람들 사는 주택은 방음도 별로고 단열도 별로다.
한국 신축 아파트에 비하면(이탈리아는 그나마 오래된 고건축물이 나은 편)
오두막에 가깝다.
이중 샷시도 없고, 방충망도 없고, 집은 쉬이 더워지고 차가워진다.
아무튼
그런데도 다들 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성대가 장난이 아니라
조용한 밤이면, 옆집 통화 내용까지 다 들릴 지경이다.
그런데, 요즘 격리 기간이라
또 이 말 많고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이탈리아 사람들,
못 나가게 가둬 두니까, 그렇게 전화를 해 대는데,
그것도 스피커폰으로 영상 통화... 밤 12시까지...
언젠가
여기 포스트 유고슬라비아 이탈리아 직원이
내가 살던 한국 우리 아파트 단지에 와서
왜 이렇게 조용하냐며,
아파트에 사람들 다 입주해 있는 것 맞냐고 물어 보던 게 생각난다.
그때 마침 밤이라
저기 불빛들 안 보이냐고 다 사람 사는데,,, 라고 대답해 줬는데,
이제야, 그 친구가 왜 그렇게 물어 봤는지 알 것 같다.
여기, 포스트 유고슬라비아
좀 이상해. 그렇다고 찐 이탈리아도 아니고,
나랑 안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