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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 May 15. 2018

두껍아 헌 집 줄래?  새집 짓게!

- 곱은달길 농가주택 리모델링 프로젝트-1화

늦은 오후 카톡 알림이 한낮의 나른함을 깨웠다. 서울에서 일할 때 알게 된 직장 상사였다.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나 제주도에 집 계약했다! 카톡으로 보낸 주소야, 네가 좀 봐줘봐~”


곱은달길 농가주택(기존)


고향인 제주에서 건축설계 및 개발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최근 육지(?)에 있는 지인들로부터 제주 부동산 관련하여 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 그러니까 나로서는 이 양반(?)의 연락도 으레 일상적인 하루 일과 중 하나처럼 여겨졌다. 지난번 연락 이후 2개월 만이었지만 ‘드디어 매매계약이 성사되었나 보다.’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어라? 지난번 주소와 다르네!

그가 보내준 주소지는 2개월 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땅이었다.


기존주택 실측도면

지인이 계약한 땅은 53평 대지규모에 주택이 10평 규모로 신고되어 있는 조그만 농가주택이었다. 매매금액을 여쭤보니 공시지가의 대략 9.5배가량이다. 새삼스레 최근 몇 년간 제주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실감하게 되었지만,  2013년도 기준하여 지금은 공시지가가 2배가 뛰었을 뿐인데..   비싼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요즘 이런 농가주 택은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이 집을 고쳐주지?’



농가주택  내부모습(기존)


화장실 및 보일러실(기존)

공사를 할 수 있는 시공자를 소개해 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우선 현장을 확인하러 갔지만, 앞으로 몇 개월은 바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현장을 보고 돌아오는 내내 차창 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고, 아까 보았던 파란 하늘이 유독 머리에 남는다.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높고 청량하지만, 치솟는 부동산 가격은 어디까지 높고 파랗게 아름다울까?


제주농가주택 대표적인 전경-"파란지붕과 하늘과 제주돌담"


어느덧 내가 제주로 돌아와 생활한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간다. 잠시, 서울로의 외도(?)를 결심하고, 서울서 직장생활을 했었다. 제주에서 건축설계를 하면서 조금 큰 물(?)에서 놀아보겠다고, 결정하고 서울행을 택했지만, 결국엔 제주로 다시 내려오게 되었다.


왜일까?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생활이 점점 고향인 제주를 다시 보게끔 만들었고, 그때쯤 제주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하는 커다란 부동산 시장이 되고 있었다. 누구나 평생 한 번쯤 꾸게 되며 실현하고픈 꿈! 집을 장만하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의 갖고 있는 소망일 것이다. 나는 건축 설계와 관계되는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조력자로서 꿈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일반 사람들은 건축에 대해서 잘 모를뿐더러, 인터넷상에 넘쳐나는 단편적인 건축 정보들로 인해서 정작 본인이 꿈꾸는 "둥지"를 마련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집을 새로이 짓는 것이나 리모델링(수선) 하는 것이나 그 시작은 어떤 부동산을 ‘잘 사는 것’(BUY)에서 출발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나의 지인이 몇 달 만에 힘들게 구했다는 농가주택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부동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오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한 푼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좋은 물건을 구할 수는 없을까?

농가주택을 포함한 기존 주택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은 무엇보다 ‘소유주와의 직거래’를 추천하고 싶다. 부동산정보 사이트를 보면 부동산사무소에서 잡고(?) 있지 않고, 실소유자(매도자)가 직접 사이트에 거래 물건을 올려놓는 경우들이 있다. 물론  "좋은 물건"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충분히 해봄직한 일이다.

타 지역 사람(육지사람)들은 부동산 사무실을 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대개가  매도자(파는 이)와 연결된 부동산사무소와 매수자(사는 이)가 연결되어  있는 부동산사무소가 다른 경우가 많아, 가격 흥정이 쉽지 않다.  인지상정(?) 여러 사람이 손을 한 번씩 대다 보면, 때(?)가 타고 금액이 올라가게 마련인 것을, 특히나 뜨거운 열기의 제주 부동산이라면 발품과 손품을 부지런히 팔아야 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것이다.



제주지역 인터넷 부동산 줄광고를 보다 보면, 의외의 물건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제주도 인터넷 부동산 줄광고( 캡쳐).


이차저차 해서 집을 구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노후된 주택은 알게 모르게 "위험 요소"를 품고 있다. 이때 전문가의 점검과 카운슬링을 받고 리모델링의 범위와 방법 등을 논의하는 것이 좋다. 주변에 전문가가 있다면 일단 도움을 요청해보자. 나의 지인들이 그런 것처럼!





"본 콘텐츠는 Kakao 클래스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콘텐츠에 대한 멘토링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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