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끝에, 매거진을 지웠다.

쓰고 싶지만 쓸 수 없는 글들

by 꽃피랑

며칠 전 고민 끝에

'당신은 잘 모르는, 지방의회의 속사정' 매거진을 삭제하고 몇몇 글들을 비공개 처리했다.


일하면서 답답했던 부분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던 글도 있었고

내 경험에 소설적 허구를 더해서 쓴 오토픽션이 섞여있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신 덕분에, 한동안 그 공간은 나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고 어느새 30개가 넘는 글이 쌓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해졌다.

그 사람들은 모른다.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이 내 글의 소재가 된다는 것을.

나름대로 변형하고 각색했지만, 몇몇 문자나 사건들은 실제였기에

글을 읽으면 바로 본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는 당하고 뒤에서 몰래 욕을 쓰는 것 같아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 감정이나 관점에 따라 판단한 대로
그 사람을 묘사해도 되는 걸까?



누군가를 낙인찍고 미워하는 건 내가 정말 싫어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돌아보니 나 역시 무심코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독자도 거의 없는데 괜찮을 거야.' 하는 마음과

'당사자나 지인이 이 글을 본다면 누군가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부딪쳤다.

그래서 나는 결국 매거진을 지우고 내 생각과 경험에 근거한 글들만 남겨놓기로 했다.


솔직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

공천을 준비하며 정책지원관에서 해서는 안될 부탁을 하는 사람,

의원활동을 하며 알게 된 정보들을 활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

시민들이 보기에도 부끄러운 행동으로 탈당해 놓고는 슬그머니 다시 복당해서 나오려는 사람 등등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오늘도 꾹 참고 일한다.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내 일이니까.


쓰고 싶은 것과 써도 되는 것 사이에서 오늘도 망설인다.

언젠가 이러한 경험을 누군가에게 폭력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을까?

그날이 올 때까지 혼자만의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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