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공사하는 이유

공직사회가 돈을 쓰는 방식

by 꽃피랑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예전에는 연말이면 각종 공사들을 많이 했다.

공직사회에서 돈을 쓰는 방식은 일반회사와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회사는 비용을 절감하면 일 잘하는 직원이라고 좋아하고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공직사회는 그렇지 않다.

12월 정례회에서 내년 예산을 얼마나 세울 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이 바로 집행률,

즉, 돈을 얼마나 많이 썼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 돈이 많이 남았다면?

처음부터 제대로 예산계획을 세우지 않아서

예산이 남았다며 혼쭐이 나고 내년 예산이 깎이는 이유가 된다.

만약 경기도나 국가에서 받은 예산인데 남아서 반납하게 되면

받은 돈도 제대로 못 썼다고 더 궁지에 몰린다.

공무원들은 의원님들 앞에서 왜 예산이 남을 수밖에 없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는다.


그런 이유로 연초에는 신속집행을 이유로 예산을 쓰고 연말에는 이것저것 물품을 구입하거나

여러 가지 행사를 개최한다.

공직사회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보조금을 지원받는 각종 단체들 역시

'돈이 남아서 반납하느니 다 써버리자!'

이런 생각으로 연말에 비싼 호텔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밥을 먹으면서

하루에 몇 천만 원의 예산을 써버리기도 한다.

가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당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 시정하겠다."며 대충 넘어간다.


반면, 어떤 사업들은 예산이 부족해서 무언가를 조금 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여기서 남는 예산을 저기로 가져다 쓰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행정의 예산구조는 정해진 항목 안에서만 돈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예산이 배정되면 무조건 쓰거나 반납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공직사회에서 중요한 건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문제없이, 남기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돈을 벌어야 되는 조직이 아니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돈도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건가 싶으면서도 보고 있으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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