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며 직원들끼리 둘러앉아 저녁 먹는 자리.
광역의회에서 자살한 30대 7급 직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아침에 무단결근을 했는데 알고 보니 숨진 채 발견되었다고.
전날 해외연수 관련 비용 부풀리기로 인해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모두들 차라리 공무원을 그만두고 말지.. 하며 혀를 끌끌 찼다.
나름 열심히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었을 텐데 생각도 못했던 경찰 조사를 받고
얼마나 심적충격이 컸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싶어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2024년 지방의회의 해외연수와 관련하여 국민권익위원회가 전수점검했고(관련 글)
그 때문에 압수수색을 당하거나 조사를 받는 직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마 해외연수 가서 의원들이 정해진 예산보다 더 비싼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실 것에 대비해서
비용을 부풀려서 계약한 후, 돈을 되돌려 받아 공금으로 만들어 지출했을 거라 짐작이 된다.
다행히 나는 한 번도 해외연수에 가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갑질이 엄청나다고 했다.
의원이 컵라면 먹고 싶다고 해서 하나 챙겨줬더니
"지금 이걸 나한테 물 끓여서 먹으라는 거야?"
이러면서 되려 화를 냈다고 한다.
'의원님은 그런 것도 스스로 못해요?" 아마 그 직원은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자기 캐리어도 안 끌고 다니는 사람,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정작 공식연수코스에 도착했는데 버스에서 나오지도 못하는 사람 등
그 꼴 보느니 그냥 안 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기들 때문에 누군가는 조사받고 심지어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괴로운데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책임이 자기에게 돌아올까봐 모른 척하고 있는 것도 화가 난다.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우울한 와중에도 굳이 국내연수를 가서 술 마시고 놀다 오는 의원들도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 의회에서는 직원들이 책임지지 않도록
연수 갈 때 절대 공금을 만들지 말자고.
술 먹거나 별도로 지출하는 건 의원들이 각출해서 쓰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재선 하는 의원들이 지금까지 안 그러다가 왜 이러냐고 화낼 수도 있지만 자업자득이다.
그들을 위해 일할 수는 있지만 억울하게 책임까지 질 수는 없지 않나.
세상을 떠난 직원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