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1 11:45

친구에게

by All Kim

19살 구월엔

참 많이 울었던 것 같아

원래 울지 않던 나라

눈물이 계속 나와서

울보 김올한테 적응이 안돼서

그래서 참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

스무 살 겨울엔

정신을 빼놓고 산 것 같아

아무 생각 없이 밤새 놀고

낮에도놀고놀기만했어

가끔 터져 버리는 눈물에

쪽팔려하면서

스무 살 여름엔

참 많이 외로웠어

혼자였거든

그땐 침대에만 누워서

울었던 것 같아

스무한 살 겨울엔

모든 게 다 그리웠어

깜깜한 골목에서

하늘 보면서 우는 버릇이 생겼어

스무한 살 여름엔

모든 게 낯설었어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에 간 꼬마처럼

불안했어 모든 게

그래서 울지도 않았던 것 같아

스물두 살 겨울 그리고 봄

이젠 남들 앞에서

울지 않아

다시 난 잘 울지 않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이 년 동안 그기도 만했거든

이제남 앞에서 울지 않게 해 달라고

언제 터질지 몰라 늘 긴장하지만 말이야

지금은 울고 싶어 질 땐

술 한잔 해

많이 먹진 않지만

혹 시내가 울게 되면

술김에 그랬다고 둘러 댈 수 있잖아

너 때문에 나 울보 됐는데

근데

고마워 요즘 무서운 세상이라

사람이 사람 죽이는 일이

넘쳐나는데

그러는데 평생

다른 사람 미워하고 살게 하지 않게 해줘서

다행이야 정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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