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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Apr 23. 2017

거 갈땐 가더라도 협회 하나쯤은 괜찮잖아?

내가 아는 협회 구성 순서와 니가 아는 협회 구성 순서

[필자는 어떤 협회에도 속해있지 않습니다. 필자는 아직 어린 어른입니다만 그간 살면서 보고들은걸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본글의 니가 알고 있는 협회 구성 순서는 명백한 허구입니다]

[쫄리면 뒈지시던가]

[위에 말은 유명한 영화의 좋은 문구로 갑자기 생각이 나서 써봤습니다. 아무 의도 없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협회 구성 순서



1) 어떤 사안이 발생한다.


2) 그 사안에 대한 정의도 이뤄지지 않고, 사람들이 어찌어찌 해결해나간다. 살면서 많이 부딪힐 사안은 아닌듯 해 알음알음 처리해간다.


3) 알음알음 처리해나가는 사이 전문가가 생긴다.


4) 해당 전문가가 이건 이렇게 처리할게 아니라 조직을 만들어서 제대로 규정하고, 관리해야함을 느낀다 

(특히 신종 기술(skill)이거나 새로운 플랫폼에 관한 것일때 혹은 안전/안정성 관련하여 규제와 인식이 필요할 때 등)


5) 해당 전문가가 뜻이 맞는 사람을 모아 협회를 발족한다.  


6) 그 협회가 상식적인 규율을 만들고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하며, 사람들에게 알린다.


7) 어쩌다보니 관련 기업들도 생기고, 커뮤니티도 생긴다.


8) 협회가 중심 역할을 하며 좋은 '생태계/문화'를 만들어나간다.


9) 사용자 / 기업 / 협회 / 정부 등이 쿵짝쿵짝하면서 세상이 발전해나간다.


10) 협회장이나 협회원들은 주로 본업이 다 따로 있고, 협회일 관련에서만 자신의 역할과 직무를 다 한다. 협회인원들은 뿌듯함을 느낀다. 명예도 따라온다. 부야 뭐, 원래부터 실력이 좋았던 사람들이다.








니가 아는 협회 구성 순서




1) 어떤 사안이 발생한다.


2) 이거 존나 선점하면 내꺼다싶다.


3) 일단 협회를 만든다. 이름은 포괄적일수록 좋고, 광범위할수록 좋다. 하지만 구체적이어야한다. 소주까다보면 이름이 나온다.



*만약 사안이 '화이트보드가 건강에도 좋고 친환경적이다. 그러므로 화이트 보드를 많이 사용해야한다' 따위라면... (좀 더 구체적인 사안들까 하다가 어딘가 모르게 존재하는 협회를 까는게아닐까 싶어서...)



4) (사)화이트보드건강증진협회 따위를 만든다.


5) 혹시모르니 회장겸직으로 혹은 동네 술집서 만난 친구들을 중심으로 (사)한국화이트보드총괄협회, (사)국제화이트보드어쏘시에이션 (꼭 한글로 써줘야한다), (사)화이트보드총괄연맹, (사)화이트보드총괄연합, (사)스마트화이트보드회 등을 만든다. 또 혹시 모르니 '전국화이트보드 학회' 혹은 '국제 화이트보드 콜로퀴엄' 따위의 학회 등도 설립한다. 일단 홈페이지만 뚫어놓는다. 물론 메뉴 클릭은 안된다. 또 혹시 모르니...(이하 생략)


6) 어찌어찌 영업을 하고 다녀서 어떤 건물에 사무실 하나 얻는다. 그리고 명판을 제작하고, 사람 둘셋 들여놓고 직함 하나씩 준다. 총괄사업부장. 운영본부장. 운영부본부장 등을 만든다. 아직 간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래 고위직부터 만드는 법이다.


7) 홈페이지 만들고나서 꼭 메뉴 첫번째에다가 '이사장님 말씀'과 같은 맥락의 '협회장님 말씀' '협회장 인사' 등을 넣는다. 혹 열정적인 경우 밑에 메뉴로 좌르륵 부회장님 말씀과 본부장 말씀도 추가된다. (왜 간사님 말씀이나 협회장 아드님 말씀은 없냐?)


8) 존나 이런게 있다고 세미나도 열면서 사람들을 현혹한다. 아니 현혹이란 말은 너무했구나 ㅠ 그냥 다단계처럼 한다. (다단계에 대한 가치 판단은 내리지 않겠다) 


9) 그럼 거기에 매료된 사람들이 관련 제품들을 찍어내기 시작한다.


10) 그 제품은 협회인증 제품이다. 제품 사정에 맞추어 협회과 규정을 알맞게 짜준다.


11) 아우 어디 껀수없나~ 하던 정부 모처의 모씨가 협회장을 동네 곱창집 옆자리로 만난다.


12) 둘이 이케이케해서 '화이트보드 숙련과정'이라는 클래스가 전국 각지 평생교육원과 동사무소 등에 세워진다. 법 제정은 간단하다. 이미 협회가 규정을 만들어놓았다. 기업과도 협의가 된 사항이란다. 이 협회장, 일을 참 잘하는 것 같다.


13) '화이트보드 마스터' 등의 자격증이 만들어진다. 간혹 '화이트보드 소믈리에' '화이트보드 매니져' '화이트보드 1급~3급 활동가' '화이트보드 1급~3급 교육가' '한국 화이트보드 숙련자 자격증' 등이 생긴다.


14) 저 자격증들이 사립인지, 국가인증인건지 정보를 존나 찾아보려해도 존나 애매한 말들밖에 없다.


15) 자, 이제 우리나라에는 '화이트보드' 산업군이 만들어졌다.(ㄹㅇ창조경제)


16) 이제 인터넷 광고로 '화이트보드 숙련과정을 단돈 19만원으로 단 하루만에!!??' 등의 광고를 때린다. - 다양한 갖은 절박한 사람들이 등록해서 듣게 되어있다.


17) 역시 존나 선점하면 내꺼다싶더니만 내꺼가 되었다. 굿


18) 협회와 학회의 발전은 모임으로 이루어진다. 단합회도 좋다. 일단 모이면 된다. 개회사랑 축하공연등의 프로세스를 따르려면 회의할 시간이 부족하다. 회의는 나중에 사무실가서하면된다 괜찮다. 일단 모여야 한다. 사진도 쾅쾅 찍고, 기사도 내고!


19) 세상 발전따위 없다. 협회 관련 인물들은 본업 없고 명함에 어디 협회의 어떤 직함이라고 서너개씩 써져있다. 올바른 규율 그딴거없다. 화이트보드가 White Board인거 알면 다행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우리 집 앞 고양이)의 말 : X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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