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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Aug 19. 2017

길 가다가 모르는 차량 교통정리 썰

#1 도로 위는 무제한의 공간이 아니다. 퍼즐 위의 공간. 명심하자.

#1 도로 위는 무제한의 공간이 아니다. 퍼즐 위의 공간. 명심하자.



혹 본인이 운전을 못하는 것 같으면 이 글을 읽으면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운전 잘 하시는 분이 읽으면 '당연한거아님?' 할 글이다.






 나는 길 가다가 교통정리를 잘 하는 편이다. 이 차가 저리로 가고 저 차가 이리로 가면 금방 뚫릴 것 같은데, 두 차가 마주보고서 뀨뀨힝힝거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세 가지의 이유로 압축 될 수 있다. 


하나는 둘이 충분히 파훼법을 알고있지만 소통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요 

하나는 둘 다 지가 아는 방법이 최고라고 뻗대고 있기 때문이요 

마지막 하나는 둘 다 운전을 존나 못해서 이 상황이 난 뭔지 모르겠고 일단 가만히있어야겠다 내 잘못은 아닌거같아. 이기때문이다.





 운전을 할 때, 그러니까 도로 위에 차량이 있을 때 (그게 어떠한 도로든지간에. 고속도로든 골목이든 어디든) 생각해야할 점은, 본인의 차량이 지금 '뻥 뚫린 무한대 공간위의 한 차량'이 아니라 '매우 한정된 공간. 한정된 퍼즐 안에서 한 칸씩 움직이는게 내 차'라고 생각해야한다는 것이다. 그 직소퍼즐같은게 아니라, 그 있지 않은가 전체가 20칸이면 21칸짜리 공간이 있어서 한 칸에 하나씩 밀면서 사방으로 계속 돌리면서 움직여서 칸을 맞추는 퍼즐...! 도로 위 상황이 딱 그런거다.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100칸짜리 공간에 80칸 맞추는거일수도 있고, 100칸짜리에 20칸 맞추기일수도 있고, 100칸짜리에 99칸 맞추기일수도 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내 차량을 이 쪽으로 빼면 여기서 난 못 나가! 그러니까 안돼!' 라고 생각을 하기보다는, 더 큰 그림을 생각하면서 '내가 지금 내 차량을 이 쪽으로 빼두면, 이쪽 길이 뚫리겠군.'이라고 생각해야한다는 것. 그 다음에 개인의 시간적 여유나 상황에 따라 '다섯대만 보내주고 나도 따라가야지'라고 결정하거나 '한 10분 정도 내 차 빠져있으면 다 뚫리겠네. 10분 있어야것다' 라고 결정할 수가 있는거다. 본인의 실수로 도로가 막힌게 아닌 이상, 단 한 대만 양보해주더라도 본인의 차량이 따라서 빠져나갈 수 있는 충분한 권리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나는.



 더불어 가끔 사람들이 잊는게 있는데, 차가 막히면 소통을 하면된다. 일차적으로 깜빡이를 활용하면 된다.

 차의 전면에 있는 전조등은 '마 내가 누군지알고!!' 이거나 '아 앞이 잘 안보이네 하이빔 빠밤!' 용도가 아니다. 우선적으로 소통 수단이다. 다른 이에게 내 의지와 목적을 손쉽게 알릴 수 있고, 나의 위치도 알릴 수 있는 아주 좋은 소통 수단. 정말 어디 시골길 껌껌한데서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내 시야 확보용'이 되는 것이고... 그런 관점에서 상향등은 진짜 껌껌한 동네에서나 키는게 맞는 것. 그리고 상향등 키고 다니다가도 앞에 차량이 오는게 보이면 살짝 꺼주는게 맞는 것. 구불구불해서 내 차량의 진행 모습이 안 보일 때는 속도를 낮추고 상향등도 왠만해서는 안 키는게 맞는 것(코너에서 마주치는 순간 상향등 빛 받으면 순간 안 보인다) 


그리고 이 깜빡이들 말고도 아주 좋은 의사소통수단. 창문 내리고 말하기. 바디랭귀지도 곁들이면 더 좋고... 이렇게 하면 참 해소되기 쉬운게 대부분의 교통문제.






 예전에 길 가다가 난데없이 교통정리 해준 것들중에 기억에 남는게 두개가 있어서 그 썰을 풀어보자면


1. 출근길이었는데. 아 나는 차량이 아니라 보행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상황.  유턴이 가능한 왕복 6차선이었음. 즉 A->B 진행방향 도로의 1차선이 좌회전 대기구간이면서 유턴이 가능한 그런 흔하디 흔한 구간. 근데 거기에서 엄청 큰 트럭이(그 고속도로에서 달리고 있으면 개무서운. 옆에가기 무서운 그 엄청 큰 트럭! 몇톤인지 모르겠음...) 유턴을 하고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길이 짧아서 마치 테트리스의 세로막대를 가로로 박은거마냥 꼼딱못하게 되었음.(꼼짝 못하는 수준이라 아니라 진짜 꼼딱 못하는 수준) 근데 그 차량의 뒤에 오토바이가 ㅋㅋㅋㅋㅋ 한대 있는데, 오토바이 운전자가 신호대기하면서 폰보느라 상황을 모름. 내가 그거 발견하고서 진짜 하이바 뒤 한 대 때리고싶었지만.... 황급히 가서(나는 그 때 횡단보도 파란불 켜져서 길 건너던 중. 그 트럭도 보행자신호 파란불 켜졌을 때 유턴하려고했던듯) 톡톡 건드리고 오토바이 아저씨 좀 앞으로 나오라고하고. 뒤에 있던 차량들 당신은 뒤로 좀 가고. 당신은 우측에 좀 붙고. 이렇게 말해서 트럭이 뒤로 더 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줌. 내가 차량들 컨트롤 한 다음에 트럭기사가 사이드 미러로 나 볼 수 있는 곳에 가서 눈인사를 해줬음. '기사아저씨 제가 다 조져놓았습니다!' 기사님의 눈빛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내가 사이드 미러쪽 보고 눈짓하는 순간 바로 알아서 싹 빼기 시작했음. 보행자신호가 25초인가 30초 되는 구간인데 그 안에 해결봐서 정말 다행이었음. 정말 출근길이었어서 도로가 크게 막힐 수 있는 상황이었고, 보행자 신호 파란불일때 처리안했으면 진짜 어찌되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도로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무관심한 오토바이 운전자랑 그 뒤랑 우측 운전자들이 너무 싫었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도로 위는 무제한의 공간이 아닌, 퍼즐 위 공간.






2. 친구 결혼식을 갔었음. 경기도 어디였는데, 봄에 엄청예뻤음. 예식장이 어디 멋진 교회?성당? 옆에 있던데.... 주변에 가든?처럼 되어있고 막... 여튼 봄에 꽃놀이하기도 좋았어서(벚꽃이 피었던걸로 기억) 하객들차량+꽃놀이차량으로 안쪽이 인산인해. 그리고 들어오는 길이 꽤 넓은 왕복 2차선 수준이었음. 처음에 결혼식 갈때는 스무스하게 들어갔는데, 끝나고 나올 때 (내가 운전한게 아니고 선생님이 운전하셨었음! 과외 친구의 결혼식이었고, 그때의 그 예전 과외쌤이 운전하는 그런..! 친구들과 다 같이 갔었음!) 그 넓은 왕복 2차선의 군데군데에 불법주차가... 그래서 차량들이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순간순간 1차선 도로가 되어버리는 그런 상황이었음. 그래도 어느정도 서로의 센스에 의해서 진행이 되고 있던 상황이었음. 근데 갑자기 어느순간 차가 딱 멈추더니. 5분을 안 가는거임.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 앞을 봐도 상황이 안 보였음. 그래서 그 때, 내가 내리면서 차량 정리하고 오겠다고함. ㅋㅋㅋㅋㅋ 나도 참 웃기다. 뭔 생각으로 그랬는지... 당시 결혼식 갔으므로 정장을 입고있었고, 검정 정장에 예쁜 넥타이었음. 그 내꺼 버건디색 비슷한 넥타이가 있음! 여튼 그렇게 휘적휘적 걸어가서 차량들 들어오는 입구쪽에 도착해보니. 맙소사 어떤 호로자식이 매우 중요한 길목에 불법주차를 해놓고 꽃놀이간거임!!! 그 상황에서 덩치 큰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려다가 서로 맞물려서 차량이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고있었음. 바로 차 옆에 다가가서 창문 내리게하고, 상황 설명했음. 그리고 뒤에 차량 한 다섯대까지 다 일일이 상황 설명했음. 그래서 어느정도 안전거리 확보되어있던 차량들 다 찰싹 붙여가지고 맨 앞차가 움직일 공간 확보시킨 다음에, 한 대 빼냄! 야호! 그렇게해서 한번에 열 대 정도 나가게하고. 그 다음에 다시 차 막은다음에, 이번엔 그 양보해줬던 차량들 열대 정도 들어가게함. 다들 날 직원으로 알더라... 나 그동네 처음이었는데.... 여튼 그렇게 지휘자처럼 완벽하게 지휘를 하고 있으니 한 10분 뒤에 내가 탈 과외선생님 차량이 옴. 과외선생님이랑 친구들은 저쪽부터 웃고있었음. 같이 결혼식 온 애가 저 앞에서 벚꽃 휘날리고 개나리 펴있는데 정장입고 차량 지휘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웃긴 상황이었는지... 여튼 그러다가 나는 차 타고 휭~ 가 버림. 뒤에 상황을 모르겠으나 아마 더 안 막혔을걸로 예상. 도로 위는 퍼즐 위 공간. 퍼즐 위에 무단점령하고 연락없어지면. 글쎄 그 차는 밀어버려야한다.






3. 참고로 모르는 사람들의 교통정리, 차량지휘를 할 때의 꿀팁은. 운전자의 눈을 정확히 마주친 후, 웃으면서 손짓과 목소리를 이용해서 수신호+구두신호를 준다. 안 웃으면 안됌. 우리나라 운전자들 중에 파이터들이 곳곳에 있어서 웃어야 산다. 수신호는 군에서 배운 수신호를 쓰는게 가장 효과가 좋다. 사람들이 말을 잘 듣는다. 정지 신호는 주먹을 꽉 쥐는 것.(그냥 쥐는게 아니라 그 느낌이 있다. 소통하면서 주먹 쥐는 느낌. 내가 주먹을 쥐는 행위가 완료되는 순간 해당 차량도 멈추는게 완료가 된다. 마치 영어의 현재완료 같은 느낌적인 느낌) 진행 신호는 손바닥을 내 쪽으로 향한채 절도 있게 손짓. 이 손짓의 폭이나 속도에 따라 상대방 차량의 속도를 어느정도 조절하게 되니 적절하게 활용해야한다. 움직이던 차량 정시킬때는 주먹을 쥐지만, 이미 멈춰서있는 차량한테는 손바닥을 보여주고 있으면 된다. 그러다가 손을 내리면 그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 구두신호는 '오라이 오라이~' 이런거 하면 안된다. 프로페셔널하지 못해. 구두신호는 '자~~ 9882 정지~' 이렇게 차량번호를 외쳐주며 명령만 내린다 ㅋㅋㅋㅋ '자 앞에 흰색 소나타 진행방향으로 가시고, 우측 모하비 잠깐 정지. 자 이쪽부터 열 대 지나갈게요~. 자 출발~' 이렇게 하면 된다. 내가 지금 당신네들 빨리 가게해주려고하는거임. 이라는걸 다들 알아서 다들 말을 잘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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