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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Aug 20. 2017

당신이 원하는 모든 평일과 주말. 스타벅스.

스타벅스의 평일과 주말은 다르다. 꽤나.

평일의 스타벅스와 주말의 스타벅스는 조금 다르다.


평일의 스타벅스 오전오후 시간대에는 보통 프리랜서나 대학생들이 띄엄띄엄 앉아서 자기 할 일들을 한다. 종종 회사원들이나 자영업자들의 미팅도 보인다. 책을 읽는 사람도 있긴하지만, 보통 정말 '무언가를' 하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만화 그리는 사람도 있고, 전공서적을 파는 사람, 포트폴리오 만드는 사람 등 다양하다. 여튼 평일의 스타벅스 오전 오후 공간은 '작업하는 공간' 느낌이 강하다. 이 때는 뭔가, 오피스 느낌이 강하다. 협업공간을 서울에서 가본적은 없지만 이런 느낌이 아니지 않을까싶다. 서로 모르지만, 스타벅스라는 공간 아래에서 각자의 목표를 성취하고자 달려가는 연대감이 느껴진다. 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기도 하겠지만, 아메리카노나 아이스 커피 혹은 콜드브류가 주로 팔리지 않을까싶다. 이 때는 딱 그거다 그냥. working!



평일의 스타벅스 저녁 시간대에는 다들 퇴근하고 왔는지 살짝 바글바글하다.  이 때는 작업하는 공간보다는, '취미 및 여가 생활의 공간'이 된다. 다들 책을 한 권씩 꺼내서 읽거나, 노트북을 꺼내서 영화를 보거나, 페이스북을 하거나 뭐 물품을 검색해보거나 그러고 있다. 이 때는 뭔가 엄청 포근하다. 포근한 공간이다. 다들 각자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아메리카노는, 이미 오전오후중에 다들 한 잔씩 하고 왔겠지싶다. 참 따뜻하다 이 시간대의 스타벅스는. 왁자지껄한 느낌도 조금 생기긴하지만, 그래도 다들 표정이 살아난다. 우리 동네에 이런 사람들이 있었구나싶다. 이 때의 스타벅스는 나에게 참 위로감과 위안감을 준다. cozy한느낌이 딱!






주말의 스타벅스는 오전오후저녁 셋 다 동일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르다. (토요일의 스타벅스는 워낙 상황이 급변하는지라 패스하고 일요일의 스타벅스만 말해보겠다) 


일요일 오전의 스타벅스는, 정말 like 도서관이다. 일찍 온 이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다들 아메/아이스커피/콜드브류 등의 음료를 마시면서 다들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다. 맥북으로 뭔가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화면을 본적은 없지만 이 사람 분명 개발자야...! 느낌 팍팍 오는 ㅋㅋ) 난 이 시간대의 스타벅스가 참, 나에게 inspiring해줘서 참 좋다.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이 사람들은 '난 혼자가 아니구나. 다들 평일에 주어진 몫을 열심히 해내고, 주말에 또 다른 나를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구나!'라는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이 시간대의 사람들이, 가장. 다른 테이블을 신경 안 쓴다. 진짜 다들 ㅈ까 마이웨이! 이런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래서 너무 좋다헿ㅎㅎ 안씻고 나온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닿ㅎㅎ 헿 좋다.



일요일 점심즈음 이후부터의 스타벅스는, 정말 최고시끄럽다. 거의 뭐.... 진짜 시끄럽고 난장판이다. 사람들도 바글바글에다가 진짜 다들 on my way이다. 공부하는 사람은 공부~ 일 하는 사람은 일~ 데이트하는 사람은 데이트~ 떠드는 사람은 떠들고~ ㅋㅋㅋㅋ 참 재미있다. 시장같은 느낌이다. 생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시간대이다. 이거는 딱 alive.



일요일 저녁 시간대의 스타벅스는 참 조용하다. 그냥 조용하다. 사람이 많이 빠져나가고, 음. 딱 그런느낌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 평일 스타벅스 저녁 시간대에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을 못 느끼는데, 일요일 저녁 시간대의 스타벅스에서는 이걸 꼭 느낄 수 있다. 파트너분들도 주섬주섬 뭔가를 정리하고 계시고, 고객들도 뭔가를 정리하는 느낌이다. 물론 각자 책 읽거나 다이어리 쓰거나 노트북을 하고 있지만, 이 사람이 무언가를 정리하고 있구나 혹은 무언가를 마무리하고 있구나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런 때에는 나도 모르게 하던 일을 멈추고, 괜스레 내 인생을 점검해보기도 하고, 글을 써보기도 하고, 생각을 해보기도하고 그렇게 된다. 나 자신을 completing? organizing? managing? 할 수 있는 시간.






나에게 스타벅스처럼 신기하고 흥미로운 공간이 없다. 모든 사람이, 다양한 사람이 오는 공간이지만, 그래서 매일매일 오는 사람이 바뀌는 공간이지만, 근데 결국 또 오는 사람만 오는, 그래서 자주 오다보면 서로간의 얼굴과 형태가 익는 그런 공간. 스타벅스 파트너님들과 눈인사를 할 때면 참 즐겁다. 뭔가 서로 같이 이 세상을 해내고 있는 기분이다.


스타벅스는 마치, 과거 유럽에 있었던 살롱같은 느낌을 주지 않나 싶다. 오는 사람들만 오고, 입장료가 있던 살롱. 물론 거기서는 모르는 사람끼리 대화가 이루어지고, 스벅에서는 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구어로 하는 대화가 아닌 뭔가 정신의 대화가 있는 느낌이다. '아 저 사람 또 왔네. 저 사람 무슨 일 하는 사람이지. 저 사람 잘 되었으면 좋겠다. 아 저 사람은 진짜 꾸준히 저 책 공부하는구나. 아 저 사람은 진짜 꾸준히 와서 자기 노트북으로 할 일 하네' 이런 느낌.


여튼 그렇다. 예전 글에도 썼었지만, 역시 스타벅스의 다음 행보는 커뮤니티를 활용한 그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싶다. 이토록 완벽하게 자율적인/자생적인 무형의 커뮤니티를 형성한 브랜드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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