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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Apr 12. 2018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에 합류한지 14일이 지났다.

하루가 24시간임을 나이 서른되어 정확히 인지하게 되었다.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에 합류한지 14일이 지났다. 




1. 진짜 하루 지난 것 같은데, 수 많은 파일이 만들어져있고, 수 많은 곳을 방문했고, 진짜 많은 사람을 만났고, 결국 또 내 번호를 뿌리게 되었다.



- 주소록에 1,000개 넘어간 이후부터 모르는 이의 번호는 받지 않으리 다짐했건만, 결국 일을 빠르고 효율적이게 하려면 번호를 등록해야한다. 역시 아무리봐도 일하는 임찬균의 아이덴티티와 사람 임찬균의 아이덴티티를 완벽하게 분리하는건 불가능하다.





2. 참 신기한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한것 같은데 일을 시작하면, 일의 프로세스 만들어진다. 참 신기하다.



- 일을 맡으면 현재 상황, 운용 가능한 자산, 그리고 목표를 파악/확인한다.
-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컨셉을 잡고, 키워드를 설정하고, 달성 가능한 지표들을 설정한다. 그 지표들이 최종 목표를 향해 날이 서있으면 베스트다.
- 위의 내용들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작성하고 정리한다. 다양한 문서들도 미리미리 틀을 만들어놓는다.
- 여기까지가 Research 또는 Planning 단계.



- 각각의 지표들을 달성하기 위해서, Action을 시작한다. 
- 일러스트레이터를 키고 필요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사진들을 보면서 쓸것들을 픽하고, 필요한 것들을 팀원/대표/고객사에게 요청하고,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하고, 문자를 하고, 카톡을 하고(사실 격하게 슬랙을 쓰고싶지만 그건 나만의 생각). 이메일을 주고받고(사실 주로 주기만 하고 받지는 못한다)
- 각각의 컨텐츠에 맞게끔 컨셉을 잡고, 주제와 키워드를 정리하고, 포함될 제품을 고려하고. 감당 가능한.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빠르게 30분-1시간 내로 제작 가능한 것들'을 고려해서 만들어낸다. 일할 때, 마음 속의 이상향을 추구하지만 그거만 추구하면 예술가다. 난 워커니까 적절하게 꿈꾸고, 적절하게 포기하고, 적절하게 씁쓸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 컨텐츠들을 올리고, 피드백을 요구하고, 해당 컨텐츠들을 위에 만들어 두었던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한다.
- 여기까지가 Action 단계



- Action이 Planning에 맞게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Feedback 단계를 시작한다.
- 각각의 채널들을 둘러보며 부족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밀려있는 연락들을 확인한다.
- 수정할 것들은 수정한다. 수정할때는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 딱 보이는걸, 바로 딱 수정하고 끝. 그 다음에 수정할게 보이면 그 때 또 하면 된다. 물론 수정할게 또 보이는거 자체가 안 될일이다. 의견을 받아 한 번 수정하는건 훌륭한 피드백 과정이지만, 두 번 세 번 수정하는건 애초부터 Plan이나 Action의 문제다.
- 부족했거나 생각나거나 하는 것들을 적어두고, 바로 적용가능한 것들은 바로 적용할 수 있게끔 Plan들을 수정한다.
- 그리고 위의 전체 과정 중에서, 비효율적이었던 Process가 있으면 그것들을 과감하게 수정한다. 이게 바로 효율성. 그러니까 자동화. 그러니까 '빠르게 잘 뽑아내는 훌륭한 디렉터'의 길의 시작인 것 같다.

- 여기까지가 Feedback 단계



- 그 다음에 위의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개인적인 인사이트 및 임프레션과 함께 공유. 무작정 공유말고 공유 대상 생각해서 적절한 수준으로 공유. 이메일 공유로만 안될것 같은 각이 보이는 사람이면 전화나 카톡으로 확인. 또 확인. 그래도 안 되는 사람은 그냥 버리면 된다. 이메일 공유만하고 끝내면된다. 여튼 공유의 목적은 나의 성장. 팀의 성장. 고객사의 성장.



- 마지막으로, 내가 위의 과정들을 통해 깨달은건 무엇인지. 성장한건 무엇인지. 부족한건 무엇인지. 앞으로 비슷한 과업이 주어졌을 경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딜레마는 무엇이었는지. 스킬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내 생각의 한계는 무엇이었는지. 스스로 곱씹고 되짚어보고 생각해보고 그 정수를 뽑아내어서 일하는 임찬균이 아닌 사람 임찬균의 마음 속에 쏙 집어넣는것. 내 마음이, 영혼이, 정신이 단단해지고, 맑아지고, 커지는 것. 이게 바로 궁극적인 '일'의 목적. 돈은 당연한거니까뭐.



여튼 플랜 - 액션 - 피드백 - 공유 - 자아성찰뿜뿜. 이게 스타트업이 일하는 방식인가싶다. 이제 겨우 14일 일하고, 할일도 많아서 매일 야근하는 초짜주제에 뭐 안다고 이런 글을 쓰나 싶지만...




사실 피드백 전후로 해서 '통계' 단계가 필요하고, 통계를 통한 '유의미한 값 도출'을 하고, 그 유의미한 값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단계가 필요하지만... 아직 통계 단계까지 갈 정도로 일이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패스.(유의미한 값 도출에 대한 함의를 언어학 공부하면서 제대로 배웠는데 이게 여기서 쓰일줄이야...)





3. 참 웃긴게,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규모있는 회사에서 일하거나, 일다운 일을 해본적이 없는데 어찌어찌 해나가는게 진짜 웃기다.





4. 그간 살아오면서 한, 글쓰기.모임주최.여러자격증.다양한알바.다양한곳에서의다양한경험. 다양한사람만난것. 영어교육. 국어교육. 언어학. 페북덕후. 유튜브덕후. 글읽는취미. 스타트업씬에대한동경. 멋진사람들덕질하기. 좋은데쫓아다니기. 놀때제대로놀기. 공부할때제대로공부하기. 책읽는거좋아하기. 스타벅스덕후. 무인양품덕질. 72초덕질. 츠타야덕질. 매거진B덕질.
이런 여러 경험들이 모여서 사람 임찬균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하는 임찬균의 틀과 흐름을 만들어냈구나...싶기도하다.





5. 여튼 야근중이다. 일 존나 재미있는데, 다른 사람들 다 멈추고 나만 48시간 정도 더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진짜 개까리하게 플랜과 액션을 할 수 있는데!!!!!!! 이건 그냥 내가 실력이 부족한거겠지 ㅇㅅㅇ





6. 팀원들이랑 이야기하는것도 재미있지만, 나 스스로 혼자서 자아분열시켜가면서 대화하는게 빠른 일처리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으으.. 찬균아 이 폰트가 최선이니? 찬균아 이 문장이 최선이야? 장난해?' 이런식으로....





일하러 가야지. 똥마려운데 작업이 더 마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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