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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 날 Jun 15. 2024

봄밤

내가 서 있는 곳은 긴 겨울과 먼 여름, 그 사이

 아직도 내 안에는 슬픔이 가득 쌓여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면 불쌍한 나의 우울이 한없이 애잔해 끌어안고 있다. 나는 여전히 슬프지만 역시 시간이 약인 것인지, 꽃이 보이고 봄이 보인다. 밤하늘이 예쁘고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예쁘다.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에 다시 마음이 떨려온다. 불어오는 밤바람엔 아직 겨울이 남아있다. 반소매에 내어진 내 팔을 끌어안으려다 가만히 두었다. 아직은 많이 슬프지만, 꽃도 보이고 봄도 보이니 이만하면 됐다. 시간은 참 무서운 것인가 보다.



 따뜻하진 않아도 봄밤 정도라면 긴 밤을 조금은 더 걸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분도 마음의 겨울이 끝나가는 걸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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