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의 수호천사
나의 우울증 일기 다섯 번째, 나의 수호천사
오늘은 나를 우울증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내 깊은 심연 속으로 손을 내밀어 주고 나를 위로해 준 나의 소중한 수호천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는 나의 이모. 지금은 나의 소울메이트라 불리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나의 수호천사이다.
처음 내 우울증을 알았을 때부터 그는 나를 위한 노력을 멈춘 적이 없었고 그의 말은 항상 나를 일으켜 세웠으며, 내 마음속 깊이 죽으면 안 되겠다는 희망을 끌어내주었다.
가족들 혹은 친구들 중 내 우울증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반응이 참 달랐는데 그중 그때의 충격으로 여전히 기억에 맴도는 말이 있다.
물론 그도 나를 위해 한 말이겠지만.
"하나님이 너에게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주실 거야.
기도해. 그리고 감사해.
멘탈을 꽉 잡아야 해. 약해지면 안 돼.
자꾸 노력을 해봐. 의지로 이겨낼 수 있어"
우울증 환자에게 하면 안 되는 말을 그녀는 서슴없이 했다.
그날은 비 오는 날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우울감에 못 이겨 빗소리에 내 울음소리를 감추던 날이었다.
"우리 집에 와서 차 한잔 마시고 가"
위로를 기대하며 그 집에 갔건만, 돌아오는 것은 '의지의 차이'.
눈물이 쏙 들어갔다.
반면 나의 수호천사는 처음부터 남달랐는데, 내가 읽으려고 산 '우울한 사람 곁에서 무너지지 않게 도움 주는 법'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스스로 읽었다.
내가 우리 가족들에게 부탁했지만 그 누구도 완독 하지 않은 그 책을 말이다.
거기서 이미 나는 위로를 얻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매일 소파에 널브러져 있는 나를 전화로 일으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어쩔 땐 햇빛을 쏘이며 산책을 하고, 어쩔 땐 카페에 가서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 하지 못한 말을 그에게 하고.
내가 엉엉 울어도 슬피 웃어도 늘 받아주고 경청해 주던 그.
어찌 나의 수호천사가 아닐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는 내가 어려워하던 우리 엄마의 병증까지 챙겨주려 노력했다.
그 노력만으로 그 마음만으로 나는 감사했다.
그렇게 그는 나의 엄마가 되었고 나의 수호천사가 되었다.
첫 월급을 탄 날 나는 나의 수호천사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그에게 멋진 자전거를 선물했다.
"나까지 챙기지 않아도 돼. 월급도 많지 않은데 뭘 이렇게까지 해"
그러나 그의 말은 틀렸다.
아직 나의 깊은 감사와 마음에서 우러나는 애정은 한참이다.
이번 일기를 그에게 바친다.
나의 수호천사, 언제나 사랑해, 늘 건강했으면 좋겠어, 나도 늘 최선을 다할게.
항상 고맙고 미안하고 그리고 무한만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