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41편
요즘 요리를 하나씩 도전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주말의 요리라고 할까. 평일엔 퇴근후 저녁한끼 부랴부랴 있는 국과 찬을 꺼내먹느라 정신이 없고. 주말에야 있는 원재료들을 살필 여유가 찾아온다. 이번 주말의 요리는 짜잔, 닭곰탕이다.
삼계탕을 좋아하시는 분, 손! 내게 삼계탕은 소울푸드다. 영혼의 닭고기수프라는 말처럼 삼계탕을 먹고 나면 보양이 된다는 느낌이 바로 찾아온다. 적어도 자신에게 맞는 요리를 스스로에게 대접할 수 있는 사람은 되고 싶다. 그치만 생닭 손질은 못하겠고. 닭뼈를 우릴 필요없이 닭다리살로 닭곰탕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았다. 레시피 올려주신 요리 블로거 분, 감사합니다.
내가 주말요리를 하는 시간은 토요일 10시 반경. 아이를 미술학원에 데려다 주면서 짧은 아침산책을 마친 뒤, 집에 돌아와 주방으로 향한다, 야심차게. 오늘은 내가 요리사, 짜파게티의 유명한 광고대사를 머릿속으로 읊으며 냉장고에서 하나씩 재료를 꺼내든다. 닭다리살, 대파, 마늘, 무. 요즘 특히 굽고 익힌 마늘이 맛있어서 깐마늘을 통째로 왕창 넣어볼 생각이다. 냄비 안에 닭다리살을 넣어 올리브유에 한참 굽고, 물을 붓는다. 씻고 썰어둔 통대파, 통마늘과 무를 넣고 한참을 끓여준다. 간만 적당히 맞추면 끝.
닭다리살 러버인 신랑은 은근히 기대하며 주변을 맴돌더니, 삼계탕보다 낫다고 밥 반공기를 닭곰탕에 말아 뚝딱 먹는다. 나도 똑같이 닭곰탕 국물에 밥을 말아 오랜만에 밥을 배불리 먹었다. 아이는 '국물이 이상해'하며 거부했지만 그리 내게 상처가 되진 않는다. '뭐 너 그런 식이면 국물도 없다' 속으로 말을 건네며 국물을 치운다. 식판에 있는 밥과 찬으로도 충분할테니. 아이가 안 먹으면 매콤한 닭곰탕을 도전해볼까 생각하며.
주말 점심 한끼, 재료들을 여유있게 다듬고 시간을 들여 만드는 요리는 몸을 따뜻하게 데운다. 일주일 고생한 내 육체에게 전하는 감사다. 이젠 타인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보다 자신에게 전하는 감사의 행위들이 더 간절한 일이란 생각을 하며 지낸다. 이젠 스스로를 위해 큰 부담 없는 선에서 주말요리를 하며 지내려 한다. 이 단순한 행위가 고요하고 평온한 삶에 가까워지는 하나의 선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