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37편
'변화의 방향을 고민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초 <저소비생활>을 읽은 뒤, 지출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고 있다. 요즘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신랑과 상의하며 새로운 일상을 꿈꾸고 있다. 변화가 또 다른 변화로 이어지는 변화의 나비효과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든다.
'지속가능한 일상'의 화두 중 큰 비중이 '집'이기에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란 책을 휴식하듯 읽었다. '가만히 앉아서 제자리에 있는 물건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 집이길 바라는 저자의 책을. '보다 명료한 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로.
'나를 보듬어주는 공간을 만들면 내가 어떻게 변하는지, 얼마나 일상에 동기부여가 되는지' 느끼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번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날 감싸는 커다란 튜브 안에서 살고 싶다고. 같은 이치로, 잠을 잘 때도 이불을 동굴처럼 만들어서 머리 끝까지 덮고 포근히 누워있는 걸 좋아한다. 내가 꿈꾸는 집은 동굴 이불의 확장판 아닐까. 편안하고 포근해서 머물수록 숨이 트이고 고요해지는 공간. 어쩌면 난 '집에 감싸여 최상의 안락함'을 추구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이미지들을 모아 붙여두는 무드보드는 내가 편애하는 인테리어 방식이었다. 지금 집에서도 좋아하는 그림엽서, 아이가 그려온 그림들을 붙여두고 가만히 바라보면서 편안함과 온기를 느낀다. 이불, 카페트 등으로 변화를 주면 면적이 큰 소품이기에 변화를 보다 크게 느낄 수 있다는 말도 와닿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다른 공간에 가지 않고도, '집이라는 공간에서 거의 모든 걸 충족하려는 욕구'가 큰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공간 요소들을 집으로 끌어들이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도서관, 서점, 카페, 미술관, 숲 산책길을. 아파트가 아닌 전원주택으로 옮겨가서 자연 풍경을 창으로 들이고, 카페 같은 조명을 달아 고요함을 추구하고, 좋아하는 이미지들이 담긴 그림액자, 책들을 곳곳에 올려두면서. 그 공간들을 살펴볼 수 있는 편안한 의자들을 곳곳에 두고.
거의 쓰지 않는 물건들부터 좀 더 덜어내야겠다. 내 '일상의 배경화면'으로 집이 한없이 편안하고 고요한 공간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스미듯 취향을 한스푼씩 얹어서 조금씩 더 투명하게 변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