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27편
달리는 기차 안에서 이 책을 처음 펼쳤다. 독서를 한다는 건 마음이 깊어지고 넓어지고 싶은 자기욕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한계점을 자각할 때마다 책을 펼치게 되고 사는 동안 그게 매순간 같아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자연스레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한다. 책을 발견하는 루트는 세가지 정도 되는 듯하다. 읽고 있는 책에서 언급하는 책, 도서관이나 인터넷서점에서 눈에 띄는 책, 도서대출반납기에서 엿본 타인의 대출책. 생각보다 살짝 흘러가듯 본 타인의 대출책이 괜찮은 책일 때가 꽤 있다. 그렇게 발견한 책이 <감정의 성장>이었다. 제목에 시선이 끌려서 메모해 뒀다가 손에 들었다. 책을 고르고 대면하는 이 비밀스러운 희열이 책을 읽으며 선명한 기쁨으로 번져간다.
<감정의 성장> 앞표지 저자의 말이 머리를 땡 울린다. '성장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그저 나이 들어가고 있습니까? 어린아이의 감정에서 어른의 감정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도 아이와 어른이 있나 의문이 피어오르면서. 이 책을 읽을 이유가 바로 생긴 느낌이었다.
이 책은 '마음의 그릇 안에 감정이라는 물'이 채워져 있다고 비유한다. 마음에 항상 흐르고 있는 감정 중에서 인생의 다양한 선택, 대인관계방식, 관점, 반응을 이끄는 건 '핵심감정'이다. 이 핵심감정이란 중요했던 사람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마음의 상처, 좋지 못한 감정이 치유되지 못한 채 형성된 것이다. 이 핵심감정이 마음의 습관을 만들고 현실을 잘못 해석하도록 만든다. 이 핵심감정을 통찰하고 이 핵심감정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게 바로 '감정의 성장'이다. '마음의 설계도를 수정 보완'한다고나 할까. 내안의 고집불통인 감정을 내가 보살피고 달래는 과정으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게 이 책의 요지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가장 중점에 둔 게 감정표현이었다. 내가 어떻게 아이에게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을지, 아이의 행동과 감정에 어떻게 응답하는게 좋을지 매순간 고민하고 보완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게 결국 스스로의 성장이었으며 감정을 억압하며 살아온 내게 결핍된, 자연스러운 감정표현을 내 아이는 잘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이었다.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감정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응답하고 조정할 줄 아는 더 성숙한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로 인해 내 아이와 내 배우자가 환해지는 게 나의 지속적인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