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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Apr 05. 2021

I don't have a dream job

-2-

 며칠  동기가 나한테 목표가 뭐냐고 물어봤다. 나는 당당히  목표는 백수예요 라고 했고 생각지 못한 답변이었는지 그는 많이 당황한 듯 보였다. 치만  진심인데. 나에게 일은 그냥 살아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인정받는 다고 해도 사실 나에겐  의미가 없다. 나중에  살아가기 위한, 행복한 백수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지 목표는 아니다.


 아무튼 막 학기, 24살의 나는 졸업 전에 취업을 못하면 뒤쳐져 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여 취업공고가 올라오는 회사마다 일단 찔러 넣기 시작했다.  와중에 취업은 하고 싶지만 취업 준비는 열심히 하고 싶지 않았다. 전형적인 회피형의 모습이 바로 이때 절실히 드러났다. 미친 듯이 준비했는데 안되면 괴로울  같아 적당히 서류써서 내면   같아 보이는 회사들만 찾아봤다. 이런  모습이 너무 싫었지만 끝없는 자기 합리화 덕분에 (현재까지)  흔하디 흔한 인적성 시험공부도 해본 적이 없다. 글을 읽는 취준생의 입장에선 짜증 나겠지만 운이 좋게도(?) 졸업 한 달  취업이 되어 진짜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물론 원하는 직무인지에 대한 고민을 크게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백수를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으니까.


 아마 여기까지 읽었다면 첫 문단에서의 내 목표 선언이 또 다른 회피임을 눈치챘을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분야에서 인정을 받거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다가도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겁에 휩싸여 일을 단순한 수단처럼 포장해 버렸다. 사실은 그보다 크고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하지만 이제 그냥 내 스스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렇게 사는 것도 제법 나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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