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 주위를 방황하는 당신을 위한 책 한 권.
몇 해전
자기 계발서를 덮으며,
'더 이상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으리!' 라는 소박한 다짐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정도면 되었구나, 이젠 하산할 때라는 뜻이었을까?
그러나 서점에만 가면, 이상하게 자기계발서 주위를 서성이게 된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자기계발서 목록을 보면 그 책을 꼭 읽어야만 할 것만 같다.
이런 내가,
소위 자기계발서로 분류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습관의 심리학, 곽금주 지음
곽금주, EBS를 자주 봤다면 얼굴까지 알 수 있을, 서울대 그 곽금주이다.
논문을 쓰는 사람이 어쩜 대중적 글도 이리 잘 쓸 수 있지?
책의 서론을 읽을 때부터 사회과학 전공자가 아닌,
대중을 상대하는 글 잘 쓰는 작가로서의 포스가 느껴진다.
연구자답게, 족족 레스런스를 기둥으로
같은 패턴 속에서도 중복 없는 문구를 사용하고,
간결하지만 다양한 수식으로 장식을 하였다.
습관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요약본 같아 지적 호기심도 채워지고, 글을 읽는 재미가 있어 문학적 감수성도 채워준다. 이게 바탕이 되니, 이 책을 읽고 나니, 뭔가 해 보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럼, 그 내용도 살짝 살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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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제목
또, 뻔한 제목
하지만, 내용까지 다 뻔했으면 당신에게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의 맨 앞에 놓인 주제는 그 사람의 철학을 반영한다.
내가 좋아하는 '먼 나라 이웃나라'의 순서를 보면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네덜란드'와 '스위스'가 먼저이다. 그것을 보며, 아! 이분이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쪽이라 생각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개인의 습관보다 더 강력한 조직의 습관은 외부의 자극이 주어지지 않는 한, 쉽사리 자체적으로 고쳐지지 않는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들은 '안되면 개인 네 탓이야! 네가 게을러 터져서 그래!!라고 말하는 데, 이 책에서 우선 조직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현 사회와 내가 속한 직장, 국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에이씨..
그러나, 이런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되겠지?
성공이란 연속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열정을 잃지 않는 능력이다.
- 윈스턴 처질 -
나는 늘 바쁜 척을 한다. 뭔가 모르지만 정신이 없다. 슬프게도 딱히 크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뭔가 열심히 한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 이리저리 다니지만, 난 논문도 늦게 썼고 논문의 내용도 그리 대단하지 않다. 상대방에게 제안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 데, 나는 그것을 사회생활의 미덕이라 여겼다.
가끔은 이유병에 걸려, 꼭 이렇게 이것저것 하며 열심히 살아야 하나.. 하며 내 행동에 대한 이유를 찾으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내가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는 데, 이 책을 보니 나는 실패에 익숙한 무기력한 사람이었다.
어쩜, '나는 매우 열심히 사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당신도,
이 책을 읽으며 '나도 무기력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그럼 무기력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만을 조금만 소개해 보려 한다.
몇 해전 내가 초 2 ADHD 학생을 가르치고 있을 때 일이다. 예쁜 초콜릿 상자를 열어보니 4칸 안에 3개의 초콜릿만 들어 있었다. 어머니가 준 초콜릿을 그냥 가져오기엔, 그 2학년 남학생 눈에 그 초콜릿이 너무 먹음직스러웠나 보다.
나는 그 아이기 귀여워, 당시 친하게 지내던 대만 친구에게 이야기했었다. 그 친구는 어찌나 단호히, 그 아이는 나중에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말을 했다. 만족지연능력이 부족하니깐.
그 말이 어찌나 서운하던 지... 그때 그 친구도 마시멜로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이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보통 우리는, 10분만 참으면 돌아올 2개의 사탕을 기다리며 1개의 사탕 유혹을 참으로 배웠던 거 같다. 그러나 곽금주 교수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먹고 싶은 사탕을 참는 아이에게 이걸 참으면 나중에 사탕 2개를 먹을 수 있어. 라며 욕망의 대상에 집착할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커지고, 유혹은 증폭된다. 그것보다는 보상성으로부터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목표를 정했다면, 목표 달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오홋!!!
왠지, 우리는 사고하고 살아가야 할 거 같다.
두꺼운 프랭클린 다이어리를 갖고 계획을 짜고, 생각하고 생각하며
2개의 마시멜로를 먹기 위해 참으며..
그렇게 살다 보니, 나는 결정장애가 되어 있었다.
이런 내게 이 책은 말한다.
직관에 따라라.
직관은 우리의 과거의 선행경험으로부터 효과적인 법칙을 적용한 결과이다.
불확실할수록 직관을 신뢰하다
어머! 사고하지 말고, 하루 10분 생활계획표를 짜지 않고, 10년 계획을 세우지 않고, 직관이란다.
아.. 이 부분을 읽으니 나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좋아하는 지, 다른 물건만 들여다 보고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에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을 했다. 머리가 아닌 조금 더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우리가 자주 하는 착각이 있다.
일. 입장 바꿔 생각해본다는 말도 알고 보면 착각
이. 내가 상대를 더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삼. 넌 너를 모르지만 난 나를 잘 안다는 착각
내가 그랬던 거 같다. 특히.. 이성을 만날 때는 더욱..
오지랖도 넓지.. 쓸 때 없이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충고를 한다.
네가 뭘 알아? 하는 기본 마음을 베이스에 깔고 산다.
너는 나를 모르지만, 네가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상대방에게 계속 이야기를 한다.
아, 이런 내가 얼마나 오만했던가?
눈치 보는 습관은 배려라 생각하지 말아라.
우리는 혼자 있을 때와 여럿이 있을 때 행동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눈치 보는 습관은 유아기부터 나타나는 본능적인 것이나 이는 배려가 아닌 생존의 기술이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이기 위한 것은 배려가 아니다.
어쩌면, 내가 그리고 당신이 한 배려는 배려가 아닌 소극적 눈치보기였을 수도 있다.
그냥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내 모습에 자꾸 부끄러워진다.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자.
상대는 단점마저 칭찬받기를 바란다.
소통 채널이 편리할수록 내용을 정교하게 다듬어라
그래!!! 솔직한 게 뭐가 자랑이라고, 나는 내 성격의 솔직함만을 자랑스레 여겼는가?
나도, 나의 이성이 내 모든 면을 다 예쁘다고 말해주길 바란대, 그러면서 나는 왜 그리 독한말들을 풀어냈는가?
요즘, 회사에서 메시저 사용이 잦아서 그런 지, 메신저가 얼굴 보는 것보다 더 편하다. 그러다, 나이가 많은 분과 메시저 사용 중 오해가 있었다. 물론, 그 오해는 풀지 못했다.
메일이나 문자 서비스를 이용한 의사소통은 상대의 판단을 돕는 구체적인 정보다 데이터 등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다.
설득 의도를 숨기는 것, 그보다는 정확한 정보를 주고 있다고 믿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협상에서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은 섣부르게 상대를 이기려 드는 어리석은 습관 때문에 낭패를 본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의자가 앞서는 것이다. 협상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욕구를 해소시켜 주는 것이다.
폰을 만질 이유가 없음에도 폰을 살펴본다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메일을 확인했는 데로 시간이 날 때마다 메일함을 들락거린다면?
무의식 중에 쇼핑채널을 보고 있는 자신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면?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면?
그래.. 바로 나다..
중독을 경계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행복을 찾고, 습관적으로 만족은 느끼는 대상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착각이다.
예전, 친한 사람이 오락 중독에 빠진 적이 있다. 직장 동료, 가족 모두 중독이라 생각했지만 그 사람은 중독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고. 결국 그 사람은 이혼을 했다.
나와 같이 중독 경계 대상자들은..
일상의 작은 부분들에서 행복을 찾는 의식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일상의 문제를 푸는 데도 적극적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나는 무언가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만 했을 뿐, 문제를 푸는 데는 조금 소극적이었던 거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생활의 문제가 잘 풀리지는 않는다.
고정관념을 벗어나라. 욕망을 분출하라.
교육학자가 이 글을 썼다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심리학자가 하는 말이다! 욕망을 분출하라!!
이 책은 철학책도 아닌 것이, 찌릿찌릿하게 내 자신을 파고드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을 읽고 내 인생이 변했는가?
답은 노!!
물론, 이 책의 약발 역시, 오래 못 갔지만 그래도 글이 유려하여 술술 읽히고
다시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책이다.
나처럼, 나의 게으름이 지긋지긋해질 때
스트레칭 후
이 책을 잠깐 들춰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