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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Jan 05. 2024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목동vs이촌vs압구정)

브런치에서 '청담동'에 관한 글을 읽었다.


청담동이 그런 곳이었나.?!


청담동이라고 하면,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버스 타고 지나다니던 곳인데..친구들 중 청담동 사는 아이도 있었고, 청담동 복층빌라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간 적도 있다.


슬쩍 슬쩍 봐온 동네와, 브런치 글을 통해 접하게 된 동네의 분위기는 같은 듯 다른 듯 새롭게 느껴졌다.


청담동 안에서도 극과 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사람들이 '청담동'을 말할 때 떠올리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기준으로 나의 느낀 점을글로 담아내면 되는 거구나…




그런 기준으로 나도 2년 이상 살았던 동네 분위기를 재미삼아 비교해보려고 한다.


특정 동네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 목동

- 평범한 중산층 학부모가 살기에 가장 편한 곳이 아닌가 싶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 일단, 세수 안하고 츄리닝 입고 밖에 나가도 괜찮다. 수수한 옷차림에 머리 질끈 묶고 자전거 타고 다니는 엄마들이 많아서, 동네 돌아다닐 때 외모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에서 잠옷 바람으로 재활용 분리수거 하시는 분도 봤다.

- 그치만 목동에서도 중심지 현대 하이페리온이나 목동 파라곤 근처에 사는 경우, 옷차림, 외모에 신경을 안쓰면 엘베 안에서도 낯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맘 편히 살고 싶은 분들에게는 목동아파트 단지 내 거주를 추천한다.

- 아이들 공부시키기에 최적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이 학원 보내다가 아이가 싫증내거나 못따라가면 저 학원 보내면 된다. 그래도 너무 많이 갈아타게 하지는 말자. 훗날 풍요 속 빈곤을 경험하게 될지 모르니.

- 동네에 스타벅스가 많다. 그런데 주말에 스타벅스는 공부하는 아이들과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들로 발딛을 틈이 없다. 삼삼오오 모여 입시, 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엄마들 조찬 모임도 볼 수 있다.

- 길거리 걸으면서도 단어 외우는 아이들이 보인다.

- 주말 아침에도, 늦은 밤에도, 눈이오나 비가오나, 태풍이 몰아치는 날에도 학원 가방들고서 어디론가 부지런히 오가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 아이 친구 만들어주려면 목동 아파트 단지보다는 주복 살기를 추천한다. 용적률 낮은 목동아파트 단지 내에는 어린이놀이터가 과도하게 많지만 개미 한마리 안보인다. 같은 주복 사는 친구들끼리는 종종 이집 저집 다니며 플레이 메이트 하는 경우가 있다.

- 시험 기간에는 동네 분위기가 조금 살벌하게 변하는 걸 느낄 수 있다. 층간 소음에 특히 유의할 시기!

- 음식점 옆 좌석에서도 공부이야기가 들려온다.

- 보이는 건 죄다 학원 간판, 학원 차량

- 맛집은 없다.

- 아이친구아빠직업 : 의사, 변호사, 검사, 대기업




#동부이촌동

- 반강제적으로 나를 가꾸게 된다. 집앞 슈퍼마켓 나갈때에도 메이크업하고 차려입게 되는 동네 분위기.

- 썬글래스에 스타일리쉬한 차림의 엄마들이 많다.

- 스벅에는 주로 노트북 켜놓고 작업하는 대학생들, 직장인들

- 길가다보면 영어로 대화하는 중고딩, 대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여름방학 때는 죄다 귀국생들.

- 주말이 되면 온동네 아이들이 몇 개 안되는 놀이터에 다 같이 모여서 신나게 논다. 특히 일본 아이들.

- 마음만 먹으면, 입시 따위와는 절연하여 무관하게 살 수 있다. 그래도 할 아이들은 초딩때 고딩 수학 선행 나가고…방법은 다 있는듯.

- 앞에는 한강공원, 뒤에는 용산공원 슬세권으로 노후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곳이 아닐까?!

- 상가 재건축이 안되어 가게도 몇개 안되는데, 보이는 건 죄다 부동산 간판 뿐이다.

- 오랜 맛집 몇군데가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역시 재건축 지연으로 가족모임 할만한 번듯하고 시설 좋은 데는 없다.)

- 아이친구아빠직업 : 교수, 고위공무원, 외국계회사 임원, 연예기획사 대표, 연예인



#압구정동

-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일부러 구경하러 찾아온 외지인, 관광객들이 많다.

- 청담동 시어머니룩/며느리룩 제대로 볼 수 있다.

특히 소망교회 예배 가는 길.

- 놀이터에는 왠지 좀 놀것같은(?) 청소년들…놀이터 앞에는 삼삼오오 모여 담배 피우는 직장인들

- 스벅에는 잘나가는 MZ들

- 유학생, 국제학생들 위한 SAT 어학원의 메카

- 국제화되어 가는지 길거리에 외국인들이 많다.

(어학원 쌤들일지도..ㅎㅎ)

- 최신 핫플레이스, 힙한 맛집이 넘쳐난다.

(여의도, 잠실 지점보다 20-30% 비싼 가격 유의)

- 몇달 만에 가보면 어느 사이엔가 삐끼번쩍한 새 건물이 하나 뚝딱 들어서있다.

- 이래서 비싸구나…생각이 절로드는 럭셔리 분위기

- 보이는 건 죄다 성형외과, 피부과

- 아이친구아빠직업 : 기업오너, 건물주, 일타강사



서로 다른 분위기의 세 동네.

이 중 가장 살고 싶은 동네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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