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라테비용 아끼기'를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
1. 카페 이용은 가족, 친구, 동료 등과 함께할 때 이외, 혼자서는 가급적 자제한다.
2. 출근길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스스로에게 한번 더 묻는다.
지금 라테가 진짜 땡기는건지, 습관적으로 향하고 있는지, 사무실 아메리카노로 대체할 수는 없는지...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땡긴다 싶으면, 스벅류보다는 저렴한 사내 카페를 이용한다.
4. 메뉴도 괜히 당 들어간 비싼거 말고 그냥 라테로 시킨다.
그간 '라테비용 아끼기'는 번번히 실패했는데, 조금 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1.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자괴감)
2. 그래봤자 돈도 안모이는데...그냥 하고싶은 대로 하고 살자(자포자기)
3. 요즘 회사다니기 힘든데 라테 정도는 마셔줘야지(보복심리)
4. 남들도 다들 한잔씩 들고다니잖아? (군중심리)
그런데 요즘은 꿋꿋이 위 원칙을 지키고 있다.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1억 모으기'
덕분에 지난 달 라테비용은 딱 5000원(2500원*2잔)을 썼다.
1억을 모으기로 결심한 건, 브런치에서 워낙 '1억'이 핫한 키워드이기도 하고 나도 '돈 모으기'라는 걸 할 수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그냥 쓰고 돈이 남으면(거의 남지 않았다ㅜ) 모으는 식이었다. 돈을 써야 하는 이유는 늘 있었다.
오래된 휴대폰은 불편하고 남 보기에도 없어보이니 새 휴대폰을 사야했고,
운동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왠지 일대일PT부터 끊어야 할 것 같았고,
겨울이면 귤을 떨어지지 않게 쟁여두고 먹어야 했다.
그런데 1억을 모으기로 마음먹고 다시 생각해보니, 꼭 필요한 것들은 아니었다.
휴대폰이 오래되긴 했지만 망가진 건 아니니 당장 바꿀 필요는 없고,
물론 일대일 PT가 좋겠지만 비싸니, 그룹 PT를 알아보면 되고
더럽게 비싼 귤대신 저렴한 바나나나 냉동 블루베리 등 대체 과일을 이용하면 된다.
요컨대, '1억 모으기' 목표가 생긴 이후로,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해오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자극을 받은 기사가 하나 있었는데...
44사이즈 몸매 유지를 위해 평생 초코파이 하나를 다 먹어본 적이 없다는 배우에 관한 기사였다.
https://www.insight.co.kr/news/372873
그는 "적정 몸무게보다 높으면 바로 조절한다"라며 "초코파이도 반 나눠 먹어야 한다"라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희애는 "초코파이를 정말 좋아한다. 어렸을 때는 돈이 없어서 못 먹었는데 지금은 돈이 많아도 먹을 수가 없다"라며 여배우로 살아가는 데 남다른 고충이 있음을 고백했다...
마침 먹으려고 <몽쉘통통> 꺼내놓았다가, 위 기사를 읽고서 먹을 맛이 뚝 떨어졌다. 몽쉘통통을 저쪽으로 치워놓고 '초코파이 하나'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한번쯤은 다 먹어도 되지 않을까? 초.코.파.이?
그렇지만 왠지 한번 다 먹고 나면, 다음 번에 또 먹게 되고, 먹고 나면 '망했다' 생각에 더 먹게 되고...
결국 44사이즈(나말고 김희애님) 목표에서 멀어지게 될 것 같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초코파이를 반개만 먹고 치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돈 모으기든, 다이어트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에는, '평생 초코파이 하나 다 먹는 게 소원'이라는 이 배우를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