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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Mar 07. 2024

강남에는 별 신기한 과외가 다 있더라구요


얼마 전 20대 대학생들과 점심 먹으며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 MZ세대라서 내심 기대를 했는데, 아이돌 그룹도 나보다 모르고 넷플릭스, 소셜미디어도 잘 안본다고 해서 살짝 실망했다.   


인서울 대학생들인데 사교육도 별로 안받았다고 한다. 선행도 거의 안해봤고 학원도 고3때 조금 다녔다는 말에, "요즘 시대에 그게 말이 돼?" 신기해하니 아마도 자기들이 "비학군지 출신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고보니 다들 문과다. ㅠ




그런던 중 한 학생이 아주 신기한 이야기라도 전하듯 말한다.


친구가 강남에서 수학과외 알바를 하고 있는데, 다른 게 아니라 대형학원 진도를 잘 따라가기 위한 새끼 과외를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강남에는 별 신기한 과외도 있더라구요


학생의 말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우리 아이도 했었는데...강남은 아니지만.

(별게 다 신기하네ㅠㅠ)


둘째도 5학년 때 대형학원 따라가기 위해 수학과외를 병행한 바 있다.   




4년 반 전 처음 학군지에 이사 왔을 때에는, 나도 저 학생만큼이나 놀라곤 했다.


국영수과 학원을 월화수목금금금 매일 간다고?


수학학원이 저녁 5시 시작해서 밤 10시 끝난다고?!


학원 입학이나 승급을 위해 과외를 한다고?


수학 학원을 두 개씩 다닌다고?!


초딩때 고딩수학 선행을 한다고?


수학문제 다 풀때까지는 집에 못간다고?? 등등


믿기지 않는 기괴한 일들이 어찌나 많던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아이를 살아남게 하려는, 또 어떻게든 아이의 학원 체류(=공부) 시간을 늘리려는 학부모 속마음을 간파한 사교육 업계의 마케팅 결과였다.


나만 해도 아이가 극렬히 거부해서 그렇지, 만약 하려고만 한다면 위의 것들을 기쁘게 시킬 것이다.


어쨌든 학군지에서 4년 반 지내는 동안, 새끼과외, 수학학원 2개 등은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요즘 대학생들 맞아?

어디 딴세상에서 온거 아냐?


이제는 저 대학생들이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아는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은 선행, 사교육 안하고도, 더구나 문과이면서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다.


한 학생은 해외 교환학생을 다녀왔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요즘 핫한 데이터사이언스를 복수전공해 문송을 면하려 한다고 했다.

또 한 학생은 최근 브이로그 유튜브를 시작했단다.




어떤 상황이든 길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거지  


오랜만에 젊은 에너지를 느끼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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