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 자신이 못나보여서 미울 때가 있다.
꼭 해야 할 일을 전혀 시작도 못한 채
미적거리다가 하루가 의미 없이 끝나버린 날.
타인과 대화할 때, 잠깐의 정적도 참지 못하고
푼수처럼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고 온 날.
친구나 지인이 나보다 더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비교되고 위축되어 집에 돌아온 날.
거울 앞에 섰는데 유난히 마음에 안 드는 날.
과거에 실수한 일이나 후회되는 일이 떠오르는 날.
내가 아닌 타인이 밉고 싫을 때는 차라리 낫다.
그 사람과 서서히 멀어지거나
마음속에서 차단할 수라도 있으니.
그러나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견딜 수 없이
미워지는 날이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주듯이
미운 내게 쿠키 하나 더 주기.
메모장을 켠다.
오늘의 내가, 혹은 요즘의 내가
왜 마음에 들지 않고 밉상인지
하나하나 써 내려간다.
바로 나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써 내려가는 글 문장 하나하나마다
모순되게도 나 자신에 대한 애정이 그득하다.
사실은 내가 미웠던 게 아니라
난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었던 거였다.
미운 원인을 찾고 나면 기분은 금방 나아지곤 한다.
앞으로 나아지기 위한 해결책을 찾으면 일석이조지만
그저 나와의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나를 안정시키고 나를 다시 북돋워준다.
그리고 나만이 아는 내 좋은 점들을 스스로 칭찬해 본다.
내 장점, 내가 갖고 있는 좋은 것들,
내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들.
나와의 대화를 할 때마다
마무리는 반드시 나 자신에 대한 칭찬으로 끝내야 한다.
우리는 타인의 평가와 판단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스스로를 칭찬하고 예뻐해야 한다.
그러니 나 자신이 미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나와 마주하고 들여다보자.
밉지만 어쩌겠는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라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 줄 사람 역시 ‘나’인 걸.
미워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란 걸.
어서 나와 화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불 속에 들어가 포근한 밤잠을 자야 한다.
그러니 얼른 나 그만 미워하고
미운 내게 쿠키 하나 더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