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피를 하루에 한두 잔 꼭 마신다.
하루를 여는 모닝 루틴에 커피 한잔은 필수다.
내가 즐겨보는 유튜버는 아메리카노를
생명수라고 부르는데
너무 정확한 표현이라 픽 웃은 적이 있다.
그다음 커피는 점심을 먹은 뒤에 마신다.
하루의 시작과 중간에는 이렇게
커피가 꼭 필요한 셈이다.
시작의 커피는
내 하루를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중간의 커피는
내가 지쳐 멈추지 않도록 달래준다.
카페에 가서 주로 주문하는 커피는 역시 아메리카노다.
내리쬐는 태양에 반팔 아래 두 팔이 익을 것만 같고
들이쉬는 공기마저 뜨거워 모든 것이
불쾌하고 버거운 한여름에는
오전이건 오후이건 무조건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충성도
갑자기 찾아온 차가운 온도와 얼어붙은 공기에
굴복하여 사라진다.
카페 안에 들어왔는데도 여전히 추운 공기에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하며 생각한다.
벌써 겨울이 왔다고?
이렇게 커피 한잔은
내 하루의 시작과 중간을 가득 채우고
여름과 겨울을 구분 짓는다.
커피와 떼려야 뗄 수가 없어진 내 하루, 일상, 계절
그리고 인생이다.
그러면 매일 마시는 이 아메리카노를
조금 더 달콤하게 즐겨보자.
최근에 내가 결심한 하루의 다짐이었다.
그러나 달콤함 뒤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오기에,
대가 없는 달콤함을 즐기기 위해
아메리카노에 설탕 대신 알룰로스 한 스푼을
똑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그 첫 스푼은 무척이나 소소했다.
아침에 나갈 준비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만나는 이웃들과 마주치면
어색하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충 인사하는 대신,
싱긋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밝게 인사하며 한 스푼.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동안
쳐진 입꼬리 올리고
오가는 사람들 눈 피하지 않고
은은하게 미소 지으며 두 스푼.
내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 잡아줄 때
귀찮다는 생각 없이 진심으로 잡아주며 세 스푼.
이어폰 속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네 스푼.
하루 일과를 마치고 포근한 침대에 앉아
책 몇 장 읽으며 다섯 스푼.
그냥 지나쳤으면 정말 별것 아니었을
소소한 순간들에 알룰로스 한 스푼씩 뿌리며
음미한 아메리카노는
인스타 핫플 카페의 시그니쳐 캬라멜 크림라떼보다
더 달디달았다.
나는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내 아메리카노에 꼭 한 스푼씩
알룰로스를 뿌려 마실 것이다.
조금씩 더 달콤해질 내 인생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