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by 스티븐 킹
비 맞고 있는 포스터로 유명한 영화 <쇼생크 탈출>. 개봉 당시에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나도 그 영화 포스터를 방문에 붙여놓았었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가게 된 유약한 앤디. 은행 부지점장으로 평탄하고 부유한 삶을 살아왔던 그가 쇼생크 감옥에서 잘 견뎌낼 수 있을까? 때론 절망하고, 때론 순응하고, 가끔은 반항하기도 하면서 그는 나름 쇼생크 감옥에 적응을 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실제로는 아내를 살해하지 않았으며(그는 너무 술에 취해 있어서 기억이 없었다), 아내를 살해한 진범이 따로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 과연 그는 진범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누명을 벗고 감옥에서 나올 수 있을까?
출처: 황금가지(민음사) 출판사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저 장면을 책 표지로 옮겨놨다.
이 영화에 원작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 원작을 이제야 읽어보게 됐다. 원작은 <Different Seasons>라는 책에 실린 단편 중 하나이고, 그 단편의 제목이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이다. 리타 헤이워드는 미국에서 예전에 인기가 많았던 여배우인데, 극 중 주인공 앤디가 자신의 감옥 벽에 그녀의 포스터를 붙여놓는다. 그녀(의 포스터)가 지닌 상징성을 생각해보면 이 단편의 제목은 아주 잘 지은 것 같다.
우리말로는 '탈출'이라고 번역했지만, escape나 break out 등이 아니라 redemption(구원)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의미심장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혹은 영화를 보고 나면) 왜 redemption을 썼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교보문고
영어 원서 표지. 역시나 저 작은 망치가 보인다. 자유를 상징하는 작은 새가 함께 보이는 것도 맘에 든다.
책은 감옥에서 같이 수감생활을 했던 '레드(모건 프리먼 역할)'의 시점에서 서술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이 아니라 모든 것이 다 끝난 후(?) 레드가 지난 일을 회상하는 형식이다. 그런데 책의 묘사가 너무나 생생해서 (물론 영화를 본 것도 한몫했겠지만) 마치 눈 앞에 모든 장면들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역시 명불허전 스티븐 킹! 더군다나 나는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목소리 배우가 연기를 잘해서 마치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보는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앤디가 방송 마이크로 오페라를 틀고, 감옥 뜰에서 운동을 하던 죄수들이 하던 걸 모두 멈추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언어로 부르는 노래를 멍하니 듣는 장면이었다. 아쉽게도 책에는 그 장면이 없다. (아마도 영화화하면서 삽입된 장면인 듯.) 하지만 나머지 부분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책에서는 마지막에 레드가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영화처럼 명확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선택을 하기를 희망해볼 수는 있겠지.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책인 거 같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내 방 문에 붙어 있던 바로 그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1.
Some birds are not meant to be caged.
어떤 새들은 새장에 가둬둘 수 없다.
레드가 앤디에 대해 회상하며 하는 말.
2.
It always comes down to just two choices. 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결국 둘 중 하나지. 열심히 살거나 혹은 열심히 죽거나.
3.
Remember that hope is a good thing, Red, maybe the best of things, and no good thing ever dies.
명심해요, 레드. 희망은 좋은 거예요. 어쩌면 가장 좋은 거고요. 그리고 좋은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앤디가 레드에게 남긴 편지에 쓰여있던 말. 영화에서도 보고 감명 깊었던 장면.
4.
Writing about yourself seems to be a lot like sticking a branch into clear river-water and rolling up the muddy bottom.
자기 자신에 대해 글을 쓰는 건 맑은 강물에 막대기를 넣고 휘저어서 흙탕물을 일으키는 것과 같아.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글을 쓰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한 법.
5.
It goes back to what I said about Andy wearing his freedom like an invisibility coat, about how he never really developed a prison mentality. His eyes never got that dull look.
이게 결국 내가 앤디에 대해서 말했던 그 얘기다. 마치 투명망토처럼 자유를 입고 있었던 앤디, 감옥에 갇힌 사람의 정신상태가 아니었던 앤디. 앤디의 눈은 한 번도 멍했던 적이 없었다.
특징: 팀 로빈스, 모건 프리먼이 주연을 맡아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 저는 책을 영어 원서로 읽고 있습니다. 본문에 나온 한글 해석은 이경덕 님의 번역이 아니라 제가 원서를 읽고 해석한 것입니다. 한글 출판본과는 번역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