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낙엽 시집가는 날

정옥임

by 불이삭금

낙엽 시집가는 날


정 옥 임



따스한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봄

물도 주고 비바람을 막아 주며 정성껏 키워


여름에는 햇살 받아

튼튼한 푸른 잎으로 자라나


가을이 오면 아주 예쁘게 꽃단장하고

엄마 나무는 낙엽을 시집보낸다.


바람이라는 신랑은 예쁜 낙엽의 손을 잡고

웃으면서 멀리 떠난다.


홀로 남은 엄마 나무는

낙엽의 행복을 빌어 주며


안녕.

안녕.


바람 부는 거리에 홀로 서 있는

나무 엄마가 외로워 보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억새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