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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영 Dec 26. 2019

저탄고지 식단일기 2주차

[-3.5kg] 오늘은 치팅 중, 살 안 찐 게 용하다.

연말에 식사 약속이 많아 다이어트가 힘들다. 식사 약속이 아니더라도 가족들끼리 "밥" 먹는 일이 잦아지면서 다이어트 기록도 소홀하게 된다. 빵과 밥들의 깊은 단맛을 느낄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아, 나 이거 먹으면 안 되는데.", "입 터지는데" 하며 폭풍감량으로 잘 다져왔던 의지도 한순간에 무너진다.

저탄고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고기와 버터 먹으면서도 다른 것이 먹고 싶나." 하며 무너진 나에게 일갈을 보낸다. 그럴 때 나는 고기와 버터가 좋기도 해서 식단으로 선택했지만 탄수화물이 너무 대단하다고 이야기한다. 탄수화물의 단맛은 중독적이다. 값이 싸서 어디에나 들어가고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나 우리 민족은 "밥심"으로 산다고들 한다. 밥과 쌀에 대한 관용어가 많을 만큼 식사라는 말 대신 밥 먹으러 가자라는 말이 더 잘 쓰인다. 그러나 우리 밥상에 탄수화물 외의 주식 선택지가 있었나를 돌아봐야 한다. 늘 숟가락 옆에 놓이던 흰쌀밥이 장기적으로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중독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다른 영양소로 대체할 수는 없는지 등등 탄수화물 중독으로 힘들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 할 때다.

19.12.17.(화) 9일 차 (탄수화물 사진 주의)

돼지고기 수육, 배추쌈, 백미 반 공기, 젓갈 두 숟갈.

갑자기 냉동실에서 눈에 띈 돼지고기 수육을 꺼내 양파, 커피, 대파 등으로 잡내를 제거하고 밥솥에 쪘다. 그랬더니 비계는 부드러워 딱 먹기 좋은 상태였고 살코기는 누린내 없이 잘 삶아졌다. 고기 해동하는 동안에 배추를 소금물에 절였다. 훌륭한 탄수화물 공급원이다. 저탄고지를 하다 보면 가장 빈번하게 직면하는 것이 가족들의 우려이다. "밥" 안 먹고 고기만 먹어서 어떻게 하냐고 하신다.(웃음) 내가 저탄고지로 뺀 살이 20kg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밥 안 먹냐고 걱정하신다. 이미 예상했던지라 가족들 앞에서는 밥을 반공기라도 퍼온다. 평소에는 혼자 먹으니까 백미는 안 먹고 다른 야채로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가 많다. 젓갈, 사실 젓갈은 해산물의 영양분보다 당질 소스로서 당류를 섭취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그렇지만 먹고 싶을 때, 가끔 먹기도 한다.

19.12.18.(수) 10일차

다시 클린한 식습관으로 돌아와서 남은 수육과 스크렘블드 에그를 먹었다. 주변에 키토 할 곳이 마땅히 없다면 순대 내장을 먹는 것도 추천한다. 순대는 권장식품은 아니다.

19.12.19.(목) 11일차 (탄수화물 사진 주의)

갑자기 건강한 탄수화물이 먹고 싶어서 시도한 단호박 퓌레

재료:단호박, 버터, 치즈(사각 치즈보다 파마잔이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같은 치즈 추천!)

단호박을 삶아서 속을 파낸 후 버터 20g, 치즈(유제품 양 주의)를 넣고 섞어주면 되는 요리이다.

원래 스테이크 옆에 플레이팅 하면 더 예쁜데 미적 감각이 없는지라 맛있게 잘 먹기만 했다.(웃음)

연말 약속이 잡혀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치팅 후 멘탈을 다시 잡을 수 있다면 한 끼 정도 치팅은 뭐~ 봐줄 만하다.

19.12.20.(금) 12일차

다시 1일 1식 원 플레이트 다이어트로 돌아왔다. 버터에 구운 소고기(먹던 거 아님 주의ㅋㅋ)

19.12.21.(토) 13일차

버터에 구운 소고기, 언제나 옳다. 이제 소고기도 떨어져 가는데... 고민이다.

19.12.22.(일) 14일차

삼겹살과 같이 기름이 많지 않은 목살 부위라면 버터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구워서 지방을 먹어야 한다. 오랜만에 먹는 목살! 잘 먹겠습니다! 잘 먹어야 잘 빠진다고요:)

1주차 기록과는 달리 몸무게 기록이 없는 이유?

일단, 하루마다 몸무게 기록하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잦은 치팅과 외출로 살이 찔 줄 알았다.(멘탈도 같이 무너짐.) 사실 먹을 때는 기쁜데 먹고 나서 원상복구 할 생각 하는 것이 참 힘들다.(웃음) 다행히도 나는 치팅 후에 다음 날, 다다음날까지 탄수화물 폭식하는 습관은 고쳐져서 키토 식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치팅 후에 키토식을 잘해 먹으면 금방 살이 빠지겠지 하는 믿음(?)으로 기다렸다.

19.12.25. 9일 만에 다시 몸무게 재다.

진짜, 살이 안 찐 게 용하다. 그리고 다시 멘탈 붙잡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친구들이 내가 다이어트 관련 글까지 쓰는데 목표가 뭐냐고 물어본다. 음, 우선은 비만탈출이 목표다. 키가 168cm인데 65kg까지 빼는 것이 목표이다. 빨리 건강해져서 더 많은 글로, 더 놀라운 비만 탈출기로 여러분들을 뵙고 싶다.

1일차와 8일차 그리고 2주차
1일차와 2주차가 가장 변화가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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