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주에 기쁜 소식이 있었답니다! 다이어트 인생 N년차 중에 가장 낮은 몸무게를 달성했어요. 다이어트 중에 몸무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요. 곧 고장 날 것처럼 삐그덕거리던 체중계가 새 해 첫 기쁜 소식을 전해 주네요. 앞으로 10kg 정도 더 감량해야 하지만 이 추세에 더 힘내서 건. 강. 하. 게. 감량길 걸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사실, 이번 주는 설날 연휴가 껴있어서 연휴 전에 감량이 돼도 걱정, 안 되어도 걱정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최저 몸무게를 보니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견물생심이라고 또...) "아, 그냥 떡국 안 먹고 굶어버릴까." 하는 못된 생각도 하고요. 음, 그러다가 조절해서 한 두 끼(하루) 정도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다이어트와 운동은 몸이 건강해져서 먹고 싶은 거 먹으려고 하는 거잖아요. 탐미가 주는 행복,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까지 해쳐버리면 인생에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주는 너무 몸무게에 집착하지 않고, 가족 그리고 친구와 함께하는 주가 되었어요.
새로운 소식이 또 있다면, 저 1월 27일부터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살 때문에 뒤틀렸던 자세 교정하고 처진 살의 탄력을 주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고도비만 때는 무릎에 무리가 갈까 봐 운동할 수 있는 자세에 제약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했었죠. 지금은 의사 선생님이 식단과 더불어 운동을 처방해주셨어요. 이제는 식단으로만 더 감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하셨어요.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운동을 한다면, 건강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헬스는 초보라 걱정되네요. 잘할 수 있겠죠?
2020.01.20.(월)43일차
생리로 부었던 몸이 정상 몸무게로 돌아왔어요. 아마 몸에 있던 수분이 빠져나간 것이겠죠. 한 끼는 소고기 국거리용을 버터에 볶아 계란물을 부어준 후, 치즈를 뿌린 그라탱인 것 같네요. 현실 요리다운 비주얼이에요. 플레이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웃음)
이 날,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루이보스티를 마셨습니다. 저에게 차(Tea)의 세계에 입문시킨 루이보스티. 처음에는 나무뿌리(?) 같은 맛에 "맛이 이상하다. 카모마일 시킬 걸." 하면서 홀짝홀짝 마셨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루이보스 티의 맛에 감겨버린 것이죠. 이 카페에만 가면 루이보스티를 주문해서 먹고 있어요. 영국인들은 우유를 넣어서 먹는다고 해요. 우유는 키토 제닉에서 권장하는 식품이 아니라서 피하고 있기는 한데요. 언젠가는 우유를 넣어 달콤 쌉싸래한 맛을 즐기고 싶어요. (저에게 우유는 달아요. 우유는 유'당'이기 때문이에요.)
왕년에는 녹차 프라푸치노에 자바칩 추가해서 먹던 입맛이었는데, 어쩜 이리 달라졌을까요.
키토제닉 TIP
버터, 치즈 OK, 우유는 NO.
버터와 경성치즈는 발효과정에서 유당이 분해되기 때문에 키토제닉에서 권하는 식품입니다. 반면에 우유는 유당을 함유하기 때문에 당성분 때문이라도 피하게 되는 식품 중 하나예요.
우유 <홈메이드 그릭 요구르트 <연성 치즈(브라타, 크림치즈 등)<버터 <경성치즈(고다 등)
73.7kg
2020.01.21.(화) 44일차
드. 디. 어. 학기 중에 불렸던 몸무게를 복구했습니다!(감격) 저는 식단에 대한 건강한 믿음을 갖고 있으나 혹시나 살이 안 빠지면 어떻게 하나 싶었거든요. 워낙 기분파라 먹고 싶은 대로 먹어가지고요. 그래도 이렇게 한 달 반 만에 몸무게를 복구시키니 행복하네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빽다방에서 아메리카노 연하게 마시고 코인 노래방을 가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스크렘블드 에그랑 소고기 뭇국을 먹었습니다.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이어트는 몸무게가 전부가 아닙니다.
저는 작년 3월 말부터 11월까지 20kg 가까이 빼는 동안 사실 몸무게를 재지 않았습니다. 제 몸무게가 궁금하지도 않았고요. 다만, 저는 이 식단의 효용성과 성과를 수치로 표현하여 여러분들께 알리기 위해서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눈 앞의 당장의 숫자가 아니라 눈바디나 오늘의 컨디션이라는 것을 알아주세요.
그래서 저는 저칼로리 다이어트가 수단과 목적이 서로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컨디션을 죽이고 굶거나 적게 먹어서 몸무게를 낮추는데만 치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이어트를 할 것이라면, 그런 다이어트를 지향하는 산업에 기여할 것이라면 차라리 나 자신과 타인을 위해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사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아래 제 눈바디만 보시더라도 아실 수 있겠지만 저 70kg대라도 상의 M 사이즈, 하의 L 사이즈 입습니다. 혹자는 "조금만 더 빼면 되겠다거나" 누군가는 "이제 되었네"라고 할 눈바디입니다. 저 스스로도 이제는 몸의 실루엣으로 불편한 일은 없습니다. 저는 이 몸무게일 때 컨디션이 좋고 짜증을 덜 냅니다.
이렇듯 우리의 몸은 각자 달라요. 반드시 도달해야 할 어떤 절대적 몸무게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런 것은 저의 반례로만 봐도 쉽게 깨질 수 있는 달콤한 말에 불과합니다. 각자 본인에게 맞는 몸무게를 찾아가세요. 저한테도 꿈이 있다면 처진 살을 복구하고 정상 몸무게가 되는 것입니다. (한 번도 정상 몸무게였던 적이 없기 때문에 설레네요.)
이 날 아침에 공복으로 나갈 일이 있어서 간단하게 GS25에서 버터커피랑 반숙란을 사서 먹었습니다 평소보다 약간 늦게 집에 와서는 버터에 볶은 국거리용 소고기와 메추리알을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2020.01.24.(금) 47일차
연휴여서 그런지 엄격하게 키토제닉 식사를 하지는 못했어요. 그럼에도 설날 하루만 치팅을 하려고 노력했답니다. 시판 참치의 기름은 콩기름이기 때문에 당연히 키토 제닉 식단에 적합하지 않고요. 그럼에도 그 점을 감안해서 참치를 기름을 제거하고 먹었습니다. 소고기 뭇국과 쌀밥을 먹고 조금의 간을 안 한 김을 먹었습니다.
저녁으로는 연어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애증의 연어... 마지막으로 먹었답니다.
더티키토쯤 될라나요.
2020.01.25.(토) 48일차
차례상을 차린 뒤에 가족들과 조촐한 식사를 했습니다. 친척들과는 통화를 하며 신년인사를 전했고 건강을 기원했답니다.
아니, 어머니께서 무려 금가루가 올려진 호두파이를 주셨는데, 안 먹을 수가 없었어요. 동생이 답답하다고 나가자고 하는데, 편의점 투어, 롯데리아, 백다방 옥수크림을 먹었어요. 과거의 나가 맛있게 먹으면 됐죠 뭐..(씁쓸)
몇 번이고 더 리필된 전과 갈비찜. 다이어트 하는 사람 맞냐고요.
2020.01.26.(일) 49일차
할머니께 보내드린 제 사진. 할머니가 제 사진 보고 또 보신답니다. 갑자기 대뜸 할머니께 전화 와서 받아보니 할머니께서 제가 살을 뺀 사진을 계속 보고 계셨다고 합니다.
언제 이렇게 노력을 했대? 정말 감동이야.
저는 무뚝뚝한 손녀이기 때문에, 할머니 말씀에 하하 웃어넘겼지만 저 역시도 할머니가 주신 사랑에 보답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할머니, 늘 건강하세요!
연휴 막바지인 오늘은 99% 카카오 초콜릿과 함께 탄산수를 홀짝이며 먹부림을 그만 멈추려고 합니다.(웃음) 어휴, 너무 먹었어. 내일부터 개강까지 좀 감량과 컨디션 조절에 힘을 쓰기 위한 퇴보라고 생각해주세요:)
설 연휴에 다이어트 외에도 신경 쓸 것들이 너무 많으셨죠? 이럴 때는 하루 정도는 다이어트를 미루셔도 됩니다.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인데, 스트레스가 되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멘탈과 함께 건강한 식단을 다시 할 의지만 있다면 문제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