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5살.
작년 10월 이후, 저는 일반인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잣집 며느리가 된다는 망상, 사람을 해쳤다는 음성이 들리기도 했고 끝내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망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옥탑에서 뛰어 내리는 상상, 스스로의 몸에 상처와 불자국을 내기도 했습니다. 부모님께 나가 죽으라는 사자후를 뿜기도 했습니다. 아아. 올해 7월, 그 길로 저는 정신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타의 입원이었으나 저에게는 치료가 정말 도움이 되었고 한 달여 간의 병원 생활이 답답했으나 퇴원 후 자살 시도를 하지 않는 등 치료에 효과가 있었습니다.
저는 출퇴근을 하지 않게 되었고, 약을 먹는 등 기존 생활로 복귀할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출퇴근을 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은 좋으나 돈을 못 번다는 생각에 부모님께 죄송할 일을 하고 있지요. 올해 나이 25살에 벌어진 일입니다. 진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 중입니다. 장애등록을 하려 했으나 주치의께서 증상이 약해서 장애등록은 무리일 거라고 했습니다. 신분은 취준생이나, 면접에는 번번이 떨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정신과 약을 먹는 것...자이프렉사, 아빌리파이정,로라반, 인데놀을 먹고 있습니다. 약을 규칙적으로 먹으니 자살생각은 잘 들지 않고 대신에 졸음이 지속되는 현상을 겪고있습니다. 한 나절을 자고 저녁 8시 잘 시간에 깨어있는 느낌입니다. 조현병에 대한 설명을 들을 때, 고혈압 약처럼 계속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퇴원 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힘든일입니다,(약 준비하기, 소분하기, 먹기) 그리고 약 부작용을 견디는 일은 더 힘듭니다. 저는 평생을 비만으로 살아왔는데 약 부작용이 "식욕증진"입니다. 그래서 요즘 살이 무지하게 찌고 있습니다. 간신히 키도다이어트와 간헐적 단식으로 살을 빼놨는데 살이 쪄서 현재 100kg 가까운 몸을 지니고 있습니다.
"평생 대학병원을 드나들어야 한단 사실, 살이 빠지지 않고 점점 찌고 있다는 사실, 언제 될지 모르는 취업의 불안함, 공황, 사회불안..."
F코드를 부여받았을 때의 심정은 차라리 아무런 느낌이 안 났다고 밖에 설명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병원은 나아지려고 가는 곳이지 나빠지려고 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에 대해 거부감은 없었어요. 그러나 이 F코드를 받은 제 자신에게 거부감이 있었어요. 이미 일은 벌어졌고 나는 100kg고 직장을 잃었고 내 언어는 와해되기 시작했고 약은 먹어야 했고 등등등...감당할 수 없는 일의 폭풍이 몰아쳤던 거 같아요. 그 와중에 돈을 벌겠다고 입주 가정부+베이비 시터를 했고 매일 밤 울었고 그랬습니다. 다행이 일 주일 만에 일을 그만 둘 수 있었어요. 이렇게 사리분별이 되지 않는답니다. 주치의 선생님도 쉬라고 하셨거든요.
조현병이 발병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거 같아요. 가정사, 돈을 벌어야 했던 환경,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었을 거 같아요. 아 이젠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알 지 못하는 거 같아요. 요즘에는 좋은 노래를 찾아 듣는 다거나 음식을 먹는 걸로 위안을 삼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계시나요? 댓글로 소통하면 참 좋을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