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의 소중한
# 대상포진 그리고 코로나
대상포진이 찾아왔다.
뜨거운 7월 초.
무리한 활동 덕분인지, 허약해진 탓 인지, 나이를 속일 순 없는 건지, 재수생 엄마 여서인지
무시무시한 구전동화처럼 전해 들었던 대상포진이 나를 찾아왔다.
작년에 감기로 내과를 찾았을 때 대상포진 예방주사가 새롭게 출시된 것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 의사 선생님께 질문을 했더니 아직 예방주사를 맞기엔 이른 나이라고 하셔서 고사했는데
그때 맞았어야 했나 보다.
어찌 되었든 아직도 약을 먹으며 회복 중이다.
통증은 너무 당연하게도 상당한 수준이고 왼 몸통을 덮은 발진들의 수포가 놀라웠다.
이제는 겨우 가려움을 동반한 상태라 빠르게 나아지고 있지만 만약에 이 발진들이 얼굴과 목 노출된 곳에 발생되었더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런 상황에 빠져 어쩔 수 없이 고통을 견디고 나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편이 덥석 코로나에 걸렸다.
감기와는 다른 강도의 기침 소리로 놀라 동네 내과에 데리고 가 수액을 맞히려는데
의사가 냅다 독감과 코로나 검사를 하잖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잊고 있었던 코로나.
뉴스에 요즘 다시 무성하게 코로나가 유행이라더니.
어쩔 수 있겠는가 대상포진과 코로나 두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
단단히 옮았다 아주 제대로.
다양한 영양제를 열심히 챙겨 먹는 남편의 코로나 증세는 무겁지 않았는데
난 달랐다.
맥없이 대상포진과 코로나의 공격에 그대로 당하고 말았고
그런 중에 재수생인 앨리스를 사수해야 했다.
마음은 다급하고 세 명의 가족 중 두 명이 환자니 남은 수험생인 앨리스가 걸릴까 노심초사.
다행히 재종반에 종일 있는 탓이었는지 모르겠다.
앨리스만은 무사히 지나갔다.
감사할 일이다.
5일 만의 코로나를 지나 아직 완쾌되지 못 한 대상포진 약을 먹으며 올해는 그냥 조용히 지내라는 것일까
부지런하게 성격대로 활동하지 말라는 뜻일까 별 생각을 다 해본다.
줄어든 대상포진 약을 삼키면서 어느새 제법 선선해진 바람이 반갑지만은 않다.
두 달 반이나 되는 기간이다.
그나마 아직 젊은 나이라서 통상적으로 회복되는 3개월의 시간이 걸리진 않을 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무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