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니 Dec 23. 2020

공감 양육을 해야 하는 이유

딸   : “엄마는 내가 좋아?,  오빠가 좋아?”

엄마: “엄마는 둘 다 좋지! ”

        “너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딸 :  “나는 내가 제일 좋아! ”     

 

물론 이 대화는 어린 자녀의 자기중심적 시기에 보이는 반응으로 적절한 예일 수 있겠으나, 전 딸의 이 말에 안도했습니다. 저는 딸이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아마도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 생긴 많은 피곤하고 힘든 일들이 경험처럼 누적이 되어 이런 기대가 생긴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는 딸이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자기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으로 살길 바랍니다. 그런데 자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모의 공감적 양육환경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 결과는 부모에게 공감받아 본 자녀는 자신이 존중받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모의 공감하는 방식 3가지]

 자녀가 길을 가다 넘어졌을 때 우린 어떤 공감을 해줘야 할까요?

아이가 넘어졌을 때 부모는 크게 세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첫째, “일어나! 일어날 수 있어!”라고 팔짱 끼고 지켜보는 부모 ⇀  권위주의적인 부모

둘째, “아프겠다!”라며 얼른 달려가서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부모 ⇀허용적인 부모

셋째, “일어나! 일어날 수 있어!”라고 하며 기다려 주고 일어났을 때 무릎을 털어주며 위로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 지혜로운 부모     

실제로 넘어지거나 다쳤을 때 부모가 함께 아파하고 걱정해주었던 아이는 유치원 친구의 아픔을 무심히 보지 못하고 위로합니다.      

또한 공감적인 지혜로운 부모는 넘어진 자녀를 일으켜 세우진 않더라도 격려와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괜찮아? 스스로 일어났네! 씩씩하다!”라며 격려해줍니다.     


[질문을 통해 공감하기]

넘어진 자녀를 보고 느끼는 안타까운 마음은 지나가는 사람도 느낍니다. 하지만 이 과정 뒤에 놀라고 아팠던 순간을 나눌 사람은 부모가 되겠죠. 하지만...

  공감도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넘어진 자녀에게 “놀랐겠다! 아프겠다!”라고 하는 것이 공감적이지 못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녀는 놀라지도 아프지도 않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따라서 자녀가 느꼈을 감정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고 괜찮아?” “놀랬어?”..    
 
그렇다면 공감적으로 자녀를 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술을 알려 드려야 할 것 같네요.     

[공감의 기술: 경청하기]

공감의 기술 중 경청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경청을 잘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우선 우리가 알고 있듯이 경청을 잘하려면 상대의 눈을 보고 고개를 가끔 끄덕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경청을 잘하려면 질문도 해야 하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물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가 시무룩해 있다면 자녀의 얘기를 좀 더 반응적으로 들어주는 게 좋습니다.

 다음은 경청을 잘하기 위한 질문법입니다.      

질문하기-"오늘 어땠어?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어? 그때 느낀 감정은 뭘까? 화가 난 거야?"

 정리하기-"그러니까 오늘 친구와 문제가 있었고 그 일로 선생님께 꾸중 들었다는 얘기지?"

 해석하기-"오늘 선생님이 oo를 오해를 하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거지?"

공감해주기-"오늘 학교에서 억울하기도 하고 선생님이 너를 나쁜 아이로 생각할까 봐 걱정이 됐겠다. "

해결 제시해주기-"엄마랑 네 생각을 같이 정리해보고 내일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다시 얘기해보면 어떨까?"


이런 공감대화는 현재의 문제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물론 자녀가 성장하면서 스트레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낙담하지 않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게 해 주겠죠.     


자녀를 공감적으로 대해야 하는 이유가 또 있어요.

그것은 ‘자기 위로’를 가르치기 위해서예요. 부모의 공감을  경험한 자녀는 문제 상황에서 다음과 같이 자기를 위로를 합니다.     


오늘 기분이 왜 이렇게 나빴지? → 내 감정이 뭐였을까? → 내가 왜 그렇게까지 화가 났지?

 →그래! 그래서 그랬네! 화날 만했군!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   

  

이렇듯 공감 양육의 또 다른 효과는 타인뿐 아니라 자녀가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는 “자기 위로 기능”을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부모의 공감을 경험하고 내면화하지 못한 자녀는 “자기 위로 기능”이 부족합니다.

다시 말해 부모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공감해주지 않고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만들거나 위로해주지 않으면 자녀는 공감하는 부모 대상이 결여되어 공감 능력이 내면화되지 못해 자신을 위로하는 능력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이죠. 자기 위로 기능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결국 자기 조절이 힘들어집니다. 성공한 나와 실패한 나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함에도 쉽게 좌절하고 성공한 나는 잊어버리고 실패한 나만 바라보게 되겠죠.


따라서 공감 양육은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에도 자녀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에도 관여합니다. 자녀가 자신을 위로하는 법을 몰라 스트레스를 받거나 좌절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인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도록 자녀의 감정과 생각을 더욱 공감적으로 대해주어야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이것이 공감적인 양육태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를 소외시키는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