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한 가지 마음속 단어_38

자리하다

by 맑은날의 무지개


오전 10시부터 꼬르륵거리던 배는 11시에는 아프기 시작하더니


정작 12시 점심시간이 되면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잠잠해져있다.



나의 3월도 마찬가지다.



처음 논 것도 아닌데 2월 한 달은 놀면서도


불안하고 급박하고 조급하고 안절부절못하더니


기어코 뜬 눈으로 맞이한 3월이 되니


모든 것에 눈을 감은 듯


그저 시간이 흐르고만 있다.



흔들리는 배에서 움츠리고 있는 것이 할 일이듯


잠잠해지는 바다에선 몸을 일으키는 것이 할 일이듯


그저 시간이 흐르는 시간에서


그냥 할 일을 맞혀서 하면 된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움직이고


덜 자고 덜 보고


나의 할 일,


할 수 있는 일.


나의 자리를 찾는 일.






산책길에


고개를 들어보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고개를 들어야 볼 수 있는 순간,


지금 가질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는 순간.



#자리하다_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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