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걷기
장마가 찾아오면서 늘 내가 기대하던 산책을 내가 하고 싶을 때, 내가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걸을 수 없음에 아쉬움이 생깁니다.
산책을 할 수 없는 날들에는 어떻게든 걷기를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누워서 다리를 허공에 올리고 하늘 자전거도 타보고, 줄 없는 줄넘기도 시도해 보지만 마음껏 걷고 싶을 때 걷지 못하는 아쉬움은 채워지지 않았죠.
장마 기간 중에 비가 잠시 쉬어가는 그 틈새 산책을 놓치면, 괜히 더 몸과 마음 모두가 축축하고 끈적거립니다. 덕분에 장마가 끝나고 다시 마음껏, 내가 원할 때 걸을 수 있는 날이 오면 더욱 행복하고 감사하게 산책을 즐길 것 같습니다.
축축한 거리, 우산 속에서 발걸음을 더 서두르게 되는 금요일 퇴근길, 버스 차창에 미묘한 패턴을 그리며 흐르는 빗방울을 보면서 산책을 하지 못한다는 작은 손실 외에 장마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