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며 일상은 기막히게 즐기기
스스로 에세이 덕후라 부를 만큼, 여러 종류의 글들 중에서 나는 에세이를 가장 좋아한다. 에세이는 사적 경험이 더해지면서 보편적인 감정에 특별함을 더해준다. 무엇보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에세이에는 담기게 되는데 그 부분이 매우 매력적이다. 에세이에 대한 깊어진 애정은 내게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마음까지 만들어냈다.
내게 에세이를 쓰는 시간은 2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나의 마음을 읽는 시간이다. 일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면서 그리고 반려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받은 자극과 감정을 글쓰기를 통해 더 명확하게 알아챈다. 무엇보다 에세이를 통해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가장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게 된다. 에세이에 감춰진 욕망도 내면에 숨겨두었던 아픔도 자연스럽게 두려움 없이 끄집어내며, 그 글을 통해 나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의미는 호기심 충족이다. 에세이를 쓰면서 주변의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의 푸념은 물론이고 가족관계 및 집안의 대소사 등 피곤하게만 치부되었던 이야기들이 에세이를 쓰면서는 호기심으로 다가온다. 왜 그랬을까, 속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나라면 어떠했을까 등 많은 질문을 나에게 던지면서 상대에게 빠져들게 된다.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글을 통해 이해로 연결되며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상황에 대해 수용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은 덤이다.
글이라는 것은 막연한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는 가장 저렴한 도구이다. 글을 쓰고 보는 시간은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나를 이해하고 닦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누가 읽어주지 않더라도 글을 쓰고,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글을 읽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나는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숨기려야 숨길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도 글로 기록하고 있다. 아니, 글깔나게 즐기고 있다.
여러분에게 글은 어떤 의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