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현실 사이....

결혼과 육아는 나의 업보^^

결혼을 통해 성장한다.


좋은 저자들의 강연을 듣고, 말씀을 통해서 내 삶을 잠깐 되돌아보고 온 그런 날은

결혼은 성장의 장이구나!!!

내 인생의 경험치가 커져가는구나? 이런 생각에 좋은 방향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며칠 정도는 버텨진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성장은 쉽지 않다.

이미 아이들과의 육아전쟁에서 이미 지칠 때로 지쳤고 참을 만큼 참은 것 같다.

나도 누군가에게 기대어 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나마 가장 큰 도움을 줘야 할 큰 아드님(남편이자, 큰 아드님)이 이때 가장 난제가 되기도 한다.

사춘기 큰아들이다 생각하고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 사춘기는 엄마하고 관계에서 좀 해결하고 왔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내 마음대로 누군가를 움직이거나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무언가를 이뤄나가야 하는데 자꾸 큰 아들이 걸림돌이 된다.

(일방적인 나의 시선에서는 걸림돌이다.)


부모의 에티튜드 아니라 사춘기 아들의 에티튜드를 취하고 있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그러나 부모의 태도냐, 사춘기 아들의 태도냐도 사실 나의 선입견과 기준에서 바라본 편견의 입장일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은 나의 정신과 마음을 피폐하게만 하는데 이게 나한테 성장이 될까?

부정적인 생각들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내 마음이 성장하기 전에 암 걸릴까 봐 걱정이다.

결혼생활에는 운동과 명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끼는 나다.

어찌 보면 나의 부족한 마음의 투영일지도 모른다.


왜 우리는 결혼했을까?

정말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과 나는 무얼 꿈꾸었을까?

연애 당시엔 이 맞지 않음과 다름이 1도 보이지 않았을까?

지금 되돌아보면, 무언가 나를 반하게 한 것이 있을 텐데... 참 기억이 안 난다.

결혼에 관해 수많은 의문들은 있었지만 그 의문에 답을 찾지 못할 것 같아서 그 판도라의 상자를 덮어버렸던 것 같다. 그래서 사실 깊이 있게 질문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결국 10년 만에 다시 그 질문으로 돌아왔다.

나 답지 않은 선택은 항상 문제를 남기는 것 같다.


얼마 전 말다툼 가운데 나온 이야기는 자기는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는데

내가 근 1년 사이에 자신과 자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우리 사이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10년 동안 1도 안 변한 사람이 이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시간이다. 그동안의 결혼생활에 서로 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했다. 그리고 만족스럽지 못하면 만족할 수 있도록 서로 변화하고 맞춰나가는 게 맞지 않나?


우리가 10년 동안 싸우고, 대화하고, 이야기하던 이 과정들이 정말 부질없고 의미 없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에 어쩌면 더 억장이 무너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큰 일을 당하거나, 직장 내에서 배신이나 퇴직 같은 일이 발생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고, 우선순위도 바뀌는데 이런 일련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아니 더더욱 일에 몰입하는 상황에 나의 결혼생활 10년이 너무나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나지 않는 경주마와 사는 고달픔이랄까?


자신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를 가장 힘들고 절망적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변할 가능성과 희망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처참하고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구 나하고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현실이 답답하다 느껴진다.


강요를 통해서 상대가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 역시도 강요하는 순간 어떤 것도 하기 싫으니까...


10년 즈음에 많은 부부들이 이혼하던지 더 살던지라는 화두를 던진다고 한다.

직장에서도 10년쯤에 안식년이 있듯이 결혼생활에도 안식년이 필요한 것 같다.

서로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에 익숙해서 그것의 소중함을 표현할 줄 모르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감사와 고마움에 대한 표현에 익숙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아빠의 역할이 돈 버는 ATM기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라는 나의 마음이 신랑에게 전해지는 순간이 있기를 바란다. 돈 버는 척도가 아빠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님을...

나이가 들어서 돈을 벌어오지 못하면? 그 권위가 떨어져 버린다면?

그 초라함과 가족 내에 소외감을 견딜 수 있을까?

특히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양질의 시간에 대한 투자는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엄마가 아니었으면, 결혼 생활이 아니었으면 삶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들을 보는 안목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결혼 10년 차쯤 되니 그런 보통의 평범한 것들에 시간을 들이는 것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이것도 성장일까?

부와 명예, 외부의 시선등 등의 수많은 외부적 요인

그 어떤 것보다 내 삶을 충실히 살아나가고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챙겨나가는 것.

이것이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나간다는 사실이다. 아직 나의 성장이 보잘것없어서 누군가를 이끌어가기엔 본보기가 되기 어려워 남편을 감화시켜 변화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상화 현실 사이의 갭을 채우기에 아직도 갈길이 참 멀게 느껴진다.


내가 죽을 때 내 옆에 있어 줄 몇몇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나를 기억해줄 사람들

누군가의 기억에서 생생히 숨 쉬며 함께 하는 순간들에 내가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갭을 메우기 위해 결혼과 육아의 업보를 해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