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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는 달콤함.

달콤하다. 

혼자라는 말.

엄마라면 누구나 느끼지 않을까? 


나는 학창 시절엔 회사 사장님처럼 스케줄이 많고 바빴다.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교적인 편이라 모임이 많았고 이래저래 약속도 일정도 많은 편이었다. 

또 호기심도 왕성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끌리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이 모든 것들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내가 약속을 하는 건지, 약속을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주종이 바뀐 느낌... 그 바쁨 가운데 나의 성장이 없음을 알았다. 분주하게 바쁜 것이 그저 챗바퀴처럼, 허공을 걷듯이 그렇게 달려 나가고 있다는 생각에 차츰, 차츰 약속도 일정도 줄여나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름 내 생활의 페이스를 찾아갔고 휴일에는 나를 채울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렇게 살았다. 그때는 언제든 생각한 것들을 실행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육아를 시작하면서 다시 학창 시절이 오버랩되었다. 하루 종일 바빴다. 정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심지어 모유수유를 하는 기간에는 잠을 어디로 잤는지, 밥을 어디로 먹는지 모르게 바쁘고 피곤했다. 그 와중에 이유식은 왜 또 그리 만들여 먹였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눕는 순간 오늘 진짜 열심히 살았다 보다는 왜 이렇게 바쁜 거지?라는 의문을 가진 채로 깊은 생각을 해보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아이들과 하루 종일 함께 있다 보면 내 감정이 평균을 찾아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니 자꾸 감정을 다스릴 어떤 제어장치도 없이 계속 조울을 넘나드는 것이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아이한테 감정을 폭발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니 때때로는 했겠지만...., 그저 내 마음이 그만큼 계속 위험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내가 가장 힘든 이유가 뭘까? 그건 수면부족의 피곤함도 아니고 온전히 사람다운 나의 시간이 없는 것이었다. 심지어 독립적인 공간인 화장실에서도 나는 왜 너랑 함께 화장실에 있는가? 하는 의문을 백만 번쯤 가진 걸 생각해보면...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이 얼마나 나에게 중요하고 큰지 머리로 몸으로 실감했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들을 재우고 나와보기를 시도했으나 백번이면 백번 재우다 잠드는 나에게 화가 치밀었다. 백전백패.... 이렇게 승률이 없기도 어려울 것 같다. 결국 이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일찍 잠들어 버린 날, 의도치 않게 일찍 자서 새벽에 일어났는데 그 조용한 시간이 더없이 좋았다. 사실 미라클 모닝이 그때는 뭔지도 몰랐고 원래 올빼미형이라 일찍 일어나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그저 잠에서 깨어 혼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었다.


몇 번의 어메이징 한 경험과 함께 미라클 모닝에 전격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너무 내 스타일이다. 미라클 모닝 시간이 더없이 부족하다. 왜 이리 하고 싶은 일은 많은지, 6시에서 5시, 5시에서 4시로 그리고 4시에서 3시까지 미라클 모닝 시간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 거창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냥 사색하고 일상의 문제들에 대해서 좀 차분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갖는다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살리는구나 실감했다. 


육아를 하는 동안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도와주면 좋겠지만, 나처럼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었다.  또 배우자의 시간을 빼서 메꿔야 하는 구조가 아닌 나의 일정 가운데 그런 시간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이 되었을 때 가장 편안하게 나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것 같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가운데 내가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나의 경우는 육아를 하는 시기에 내 존재감에 대한 고갈이 심각했던 시기이다), 그런 분들에게 미라클 모닝을 권해보고 싶다. 꼭 미라클 모닝이 아니어도 좋다. 그냥 혼자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나를 사람답게 만들어준다. 


혼자만의 시간은 나에게도 너무 소중하지만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들에게도 소중한 의미가 있다. 혼자 여행을 떠났을 때 나는 내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함께 있을 때는 모르는 것들, 그러나 혼자일 때 그들의 존재가치가 부각된다. 그래서 여행 가서 그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하고 선물을 구입하며 저절로 미소를 짓기도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비로소 상대의 중요성과 우선순위도 확인된다. 


글을 쓰는 지금도 뒤치락 엎치락 나를 부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잠 못 자는 아이들은 내 이름을 수없이 부른다.  나는 사회의 구성원이기도 하고 가정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특히나 아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 나만의 시간을 허락해야 이 관계가 더욱 원활하고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휴일에 신랑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잠깐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가질 때에 나는 고깃집에 가서 2인분의 삼겹살을 구워 먹는 내공을 발휘하기도 한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혼자라는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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