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프리카에서 방문할 국가는 남아공, 레소토, 나미비아, 잠비아, 케냐, 탄자니아. 이렇게 6개국이다. 엄마랑 함께 하는 여행이기에 배낭여행과 휴양의 개념이 적절히 섞인 곳으로 루트를 짰고, 이동시 엄마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 육로 교통보다는 스탑 오버를 이용한 항공기를 이용하였다.
티켓 자체는 요하네스버그(남아공) IN-OUT을 선택하고 나이로비(탄자니아)에서 스탑오버로 탄자니아를 여행했다. 그나마 이 여정이 요하네스버그에서 나이로비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40일간의 여행이기에 체력 안배도 중요하다. 또 초반엔 축적된 에너지가 있기에 많이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 중심으로 여행 루트를 짜고, 후반에는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는 휴양지와의 적절한 여행지 선정이 중요하다. 이런 여정의 기준으로 일정을 짜 보니 남아공에서부터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방콕에서 9시간 만에 나이로비(탄자니아)에 도착했다. 아직 도착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아프리카 대륙에 첫 발을 디뎠다. 활주로에서 셔틀버스로 공항까지 이동했다. 이 당시, 우리나라에는 저가항공이 일반화되어있지 않았을 때라 셔틀버스로 이동하는 느낌이 꼭 버스정류장 같았다.
우리는 나이로비에서 다시 요하네스버그(남아공)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려야 했다. 2시간 후 요하네스버그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 예정이다. 그러나 아프리카가 그리 호락호락할 리가 없다. 9시 10분 비행기는 11:00이 되어서 출발했다. 연착이 다반사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여행 첫날부터 연착하니 마음이 불안했다. 정상적인 일정으로 움직일 때까지만 해도 그리 피곤하지 않았는데 연착되는 시점부터 급 피곤함이 느껴졌다. 젊은 나도 피곤한데 엄마는 오죽하려나 싶은 생각이 든다. 겨우겨우 정신줄을 붙들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남아공의 수도인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했다. 역시나 남 아프리카 수도, 인터내셔널 공항이라 깨끗하고 쾌적하다. 아프리카의 화려함이 공항 곳곳에서도 느껴졌다.
아프리카 첫 도착시간을 너무 늦지 않게 잡아서 다행이었다. 연착되어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쯤이었다. 미리 픽업트럭을 예약했다. 도착해서 전화를 하고 공항에서 아직은 긴장된 마음을 놓지 못하였다. 잔돈을 다 먹어버린 전화기였지만 그래도 큰 무리 없이 아프리카 도착한 것이 다행이다 싶다.
전화하고 약 10분 후 우리는 픽업 차량을 만났다. 우리는 2명인데…. 도착한 차량은 2인용 Porter 차량이었다. 운전자, 엄마, 나까지 하면 총인원은 3명인데… 누군가는 저 짐칸인 뒷자리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 누군가는 당연히 나였다. 나는 짐과 함께 포터의 짐칸으로 자리를 잡았다. 트럭 뒷자리! 어릴 적 휴가를 떠날 때 간간히 이동하며 타던 트럭 뒷자리다.
시원한 바람과 햇살이 자유롭게 느껴졌다.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도 파란 하늘이었을 건데 유독 이곳의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역시나 기분 탓이겠지? 차량의 뒷자리에 앉아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홀대받은 느낌이 아니라 아프리카가 인사를 건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도착한 숙소는 깨끗했다. 화이트 하우스로 정원도 넓고 방이 여러 개였다. 우리의 숙소는 2층이다. 아프리카의 첫 숙소는 성공이다. 아무래도 직접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닌 이상 사진 빨인 숙소들도 꽤 있기에 후기를 꼼꼼히 보는 것이 좋은 숙소를 선택하는 팁이다.
엄마와 나는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지금은 구글 지도나 내비게이션으로 찾아다니는 게 일상 다반사인데, 그때는 그저 주인아저씨 설명만 듣고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어떻게 찾아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도착해서 간단히 먹을 만한 것들을 구입했다. 빵, 바나나, 요거트 같은 것들, 아침에 먹을 만한 것들이었다. 저녁식사는 미리 준비해온 햇반과 장아찌, 김, 고추장 같은 한식으로 준비했다. 몇 끼니의 비행기 기내식의 느끼함을 잡아줄 소울 푸드가 필요했다. 빨간 고추장 한 스푼을 따뜻한 흰밥에 비벼 바삭한 김에 싸 먹는 그 개운함 이란…. 이 개운하고 칼칼한 맛에 고추장 싸 들고 다니지 싶다.
저녁을 먹고 숙소의 넓은 목욕탕에 몸을 담갔다. 이국적인 느낌의 욕실도 여행 왔음을 실감하게 하였다. 정형화된 아파트의 욕실이 아니라 탕의 넓이도 길이도 달랐다.
나는 이런 환경의 낯섦이 좋다. 이런 것들이 나의 무뎌진 감각들을 하나씩 깨어나게 만든다. 일상에서 즐기는 편안함도 좋지만 때로는 이런 감각에 예민해지는 느낌이 나를 자극하게 만든다.
첫날의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안도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예상보다 훨씬 더 스무스하게 아프리카에 안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