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벌 대신 수정테이프를 주셨어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수정테이프에는 하얀 길이 감겨있었어요
펜이 길을 잘못 가면
기다리고 있다가 달려 나왔어요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길도
공책에 잘못 쓴 발자국도
뚜벅뚜벅 걸어 나와 덮어주었어요
참고 있다가 잘못을 살며시 덮어주었어요
다시 걸어갈 수 있도록 새 길을 놓아주었어요
며칠 후, 친구와 또 말다툼을 했는데
선생님은 어깨만 토닥토닥 두드려 주셨어요
꾸중 대신 또 수정테이프를 주셨어요
-『강원일보』(2020),『시와 동화』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3047651110
<「선생님이 주신 선물」詩作 노트 >
「선생님이 주신 선물」은 202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이 작품은 학교나 사무실에서 매일 쓰는 수정테이프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어떻게 실수를 그토록 잘 덮어주고 용서해 줄 수 있는지, 용기를 내어 다시 걸어갈 수 있도록 새길을 놓아 줄 수 있는지. 우리도 수정테이프처럼 남의 잘못과 실수를 좀 덮어줄 수는 없는지.
처음에는 제목을「관용」, 「수정테이프」로 붙였다가 「선생님이 주신 선물」로 바꾸었다.